코픽스 8개월 연속 뛰어 2.96%, 주담대 금리 또 올랐다
[출처]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224016?sid=101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가 또 오른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8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3% 턱밑까지 다가서며 9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저금리 때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로 집을 산 기존 대출자(차주)의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1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8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7월(2.90%)보다 0.06%포인트 높은 2.96%로 집계됐다. 2013년 1월(2.99%) 이후 9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잔액 기준 코픽스는 2.05%에서 2.25%로 0.2%포인트 올랐다. 2019년 6월 새로 도입된 ‘신(新) 잔액기준 코픽스’(1.79%)도 한 달 새 0.17%포인트 높아졌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매달 새롭게 조달한 자금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시장 금리 변동이 빠르게 반영된다. 이와 달리 잔액 기준 코픽스와 신규 잔액 기준 코픽스는 시장 금리 반영이 상대적으로 느리다.
다만, 신규 취급액 기준 지난 6월과 7월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던 것에 비교하면 상승 폭은 완만해졌다. 지난 6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0.4%포인트 올랐고, 지난 7월에는 0.52% 포인트 상승하며 코픽스 공시가 시작된 2010년 이후 가장 큰 오름세를 보였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지난 6월과 7월 코픽스 인상 폭이 평소보다 유독 컸던 탓에 지난 8월은 상대적으로 덜 올랐다”며 “7월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빅스텝(0.5%포인트) 인상 영향이 컸고, 8월은 한은 기준금리 인상이 25일에 있었던 만큼 그 여파가 6일 정도만 반영되며 상승 폭이 줄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픽스가 오른다는 건 은행의 조달비용, 즉 원가가 올랐다는 의미다. 대출 금리에 고스란히 반영되는 것이다. 실제로 16일부터 코픽스에 연동되는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도 일제히 오른다. 우리은행의 변동금리 상단은 6%를 넘어선다. 우리은행 대출 금리는 연 5.24~6.04%에서 0.06%포인트 오른 5.3~6.1%가 된다. KB국민은행은 연 4.56~5.96%, NH농협은행도 연 4.5~5.6%로 금리가 오른다.
코픽스 오름세는 향후 더 가팔라 질 수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20~21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을 넘어 울트라 스텝(1%포인트)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다.
미국이 긴축의 속도를 높이면 한은도 올해 남은 두 차례의 금리 결정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속 인상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렇게 되면 올해 말 기준금리는 연 3%까지 오를 전망이다. 이 경우 코픽스 상승과 함께 은행권 주담대 금리도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국이 미국 통화정책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한은의 빅스텝 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미국의 긴축 강도가 강해질 수 있다는 전망에 국내 채권 시장도 상승세를 보여 은행채 금리도 더 오를 수 있다”며 “코픽스 추가 상승 여력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미 ‘영끌러’의 원리금 상환 부담은 1년 새 크게 불어났다. 지난해 8월 연 3% 금리로 3억원의 변동금리 주담대(30년 만기·원리금균등상환)를 받았다면 신규 코픽스 상승분(0.95→2.96%)만 반영해 5%대의 금리가 적용된다. 원리금 상환액이 월 126만원에서 161만원으로 뛰어, 연간으로 420만원가량 부담이 늘어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