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울트라 스텝’까지 거론… 韓 ‘점진적 인상’ 수정 가능성
[출처]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2/0003734540?sid=101
美연준 3번째 자이언트 스텝 확실시
韓·美 금리차 0.75%P로 벌어져 위험
자본 유출·원화 약세 등 악영향 우려
한은 금리 0.25%P 인상 기조 밝혔지만
0.5%P 올리는 ‘빅스텝’ 단행할 수도
美·유럽 모두 경기침체 가능성 커져
국내 성장률 저하·물가 상승 올 수도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6월과 7월에 이어 이달 또다시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미 금리가 한번에 1%포인트 오르는 ‘울트라 스텝’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어 우리나라도 추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뉴욕증시 2년 만에 최대치 폭락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시황판 앞에서 한 트레이더가 증시 현황을 보며 충격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치를 웃돌자 이날 뉴욕증시는 2년 만에 최대치로 폭락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현재 한국 기준금리는 2.50%로, 미국 기준금리(2.25∼2.50%)와 상단이 같다. 연준이 이달 자이언트 스텝만 밟아도 한·미 금리차는 0.75%포인트, 울트라 스텝을 단행하면 1%포인트로 벌어진다. 한국은행이 지금까지 밝혀온 ‘점진적 인상 기조’에 따라 0.25%포인트씩 두 번 연속 추가 인상에 나서도 연말 기준금리가 3.0%에 달하지만, 이를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CME fedwatch)는 14일(현지시간) 오전 1시 현재 연준이 오는 20∼21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66%, 1%포인트 올릴 가능성을 34%로 전망했다. 전날만 해도 0%였던 1%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순식간에 뛰었고, 9%였던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0%로 떨어진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도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사라지면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최소 0.75%포인트 올리는 것은 물론, 향후 몇 달간 큰 폭의 인상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했다.
미 연준이 0.75%포인트∼1%포인트의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은의 금리 인상 압박도 커졌다. 올해 10월, 11월 두 차례 남은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6연속 금리 인상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5일 0.25%포인트 인상을 결정한 뒤 “현 경제 상황이 지난 7월 예상했던 국내 물가, 성장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만큼 0.25%포인트의 점진적 인상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면서 “당분간 0.25%포인트씩 올리겠다는 것이 기조”라고 말했다.
연준이 1%포인트 인상을 단행하거나 국내 물가 정점이 지연되는 등 예상 경로를 벗어날 경우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미국 금리가 한국 금리보다 높아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할 경우 외국인 자본 유출과 원화 약세 등의 우려가 나온다. 특히 원화 약세로 원·달러 환율이 높아지면 수입물가가 올라 소비자 물가를 더욱 끌어올리게 된다. 원자재·중간재 가격이 오르면서 수출기업의 수익성도 떨어뜨릴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유럽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졌고, 침체가 현실화할 경우 우리 경제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미국·유럽의 경기침체 리스크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최근 미국과 유럽 모두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졌고, 단기적으로는 미국보다 유럽의 침체 가능성이 더 높다고 분석했다. 박경훈 한은 조사국 조사총괄팀 차장은 “미국의 경기침체로 대외수요가 위축될 경우 국내 성장과 물가 오름세가 동시에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유럽발 공급충격으로 인해 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할 경우 국내 성장률은 낮아지고 물가상승률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