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울트라스텝’ 전망에 한은도 다음달 인상 압박…기준금리 3%대 간다
[출처]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6/0002040328?sid=101
울트라스텝 단행 가능성 올라
달러화 강세로 물가 파급효과↑
금통위원들, 내년까지 금리 추가인상
인플레 공포에 미국 증시가 폭락한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환율은 13년 5개월 만에 1,90원을 돌파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미국 중앙은행이 두 차례 연이은 ‘자이언트 스텝’(정책금리 0.75%포인트 인상)에도 인플레이션 방어에 실패하면서, 긴축 강도를 더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오는 21일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정책금리를 한꺼번에 1.0%포인트 올리는 ‘울트라스텝’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재 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 상단은 2.50%로 같다. 만약 미국이 이달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한미간 금리 역전이 일어나게 된다. 원화 가치는 더 하락하고 수입 물가가 소비자물가를 밀어올리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 한국은행도 금리 인상 압박을 더 세게 받게 됐다.
▶‘미 금리 인상→원화 가치 하락→물가 상승’ 나비효과=미국의 강도 높은 긴축은 달러 가치를 높이고 원화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 실제 예상보다 높은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 발표가 이어진 14일 원/달러 환율은 미 중앙은행의 정책금리 인상 전망에 따라 전일보다 19.4원 오른 1393.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1390원대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1일 이후 처음이다.
한국은행도 원/달러 환율 움직임에 긴장하고 있다.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를 올려, 소비자물가로 전이되기 때문이다. 또 원자재 및 중간재 가격 상승에 따라 수출기업의 수익성도 떨어뜨릴 수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달 25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밝힌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행 입장에서 원/달러 환율 상승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환율 그 자체보다는 환율 절하되면서 그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물가 상승 압력이나 중간재 수입 기업의 고충”이라고 전했다. 다만 “현재 상황은 우리나라 환율만 절하되는 게 아니라 다른 메이저 국가 환율과 같이 움직이는 상황”이라고 덧붙이며 시장 우려를 줄이는 모습 보였다.
▶연말 기준금리 3% 가나...내년도 긴축=시장에선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 긴축 흐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공개된 한은의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이창용 한은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전원은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거론했다.
한은은 지난달 금통위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2.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앞으로 남은 10월과 11월 두 차례 금통위에서 같은 폭으로 추가 인상에 나서면, 연말 기준금리는 연 3.0%에 달한다. 내년까지 통화정책이 긴축 흐름을 가져가면, 금리는 아예 3%대로 올라선다.
실제 공개된 의사록에서 한 금통위원은 “올해 말까지 남은 두 차례의 회의에서도 지금 예상치 못하는 큰 변화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한 인상기조를 이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은 “내년에도 통화정책의 긴축정도를 높여가되, 금리인상의 폭과 속도는 향후 국내외 경제흐름의 변화를 보면서 유연하게 결정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밝혔다.
주요국이 정책금리 인상 폭을 확대하는 것과 같이 국내에서도 기준금리 인상 폭을 더 키워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위원은 “기대인플레이션이 안착돼 있지 않을수록 공급 충격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되고 통화정책의 파급경로도 약화돼 향후 더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