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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융자 이자율 내리긴 했는데...딜레마 빠진 증권사

작성자:     작성일시: 작성일2023-03-10 08:47:44    조회: 462회    댓글: 0

신용융자 이자율 내리긴 했는데...딜레마 빠진 증권사

 

[출처]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119/0002691014?sid=101

 

금감원 이자 장사 자제 압박에 줄줄이 인하

쥐꼬리 비판 속 금리 인상 확대 가능성 제기

시장과의 괴리·감독 당국 방침 모두 고려

 

대출 이미지.ⓒ연합뉴스

[데일리안 = 이홍석 기자] 증권사들이 최근 금융당국의 이자 장사 자제 압박에 줄줄이 신용융자 이자율을 인하하고 있지만 고객들을 중심으로 미미한 수준이라는 비판이 여전하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미국에서 기준금리 인상 폭 확대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증권사들의 딜레마도 커질 전망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들은 줄줄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낮추고 있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가 고객에게 증권을 담보로 일정 기간 자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방식의 거래다.

 

한때 10%에 달했던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최고 구간은 8~9%대로 떨어진 상태다. 신한투자증권은 7일 이하 단기 이자율을 기존 연 5.05%에서 연 3.90%로, 90일 초과 최장기간은 연 10%에서 연 8.90%로 각각 낮췄다.

 

메리츠증권과 키움증권도 기간별 이자율을 각각 최대 2.4%포인트와 2.1%포인트 인하했다. 또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SK증권 등도 각각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내렸다.

 

이같은 움직임은 금융당국의 과도한 이자 장사 자제 주문에 따른 것이다. 예대마진으로 실적 잔치를 벌인 은행에 못지 않게 증권사들도 신용융자로 상당한 수익을 올렸다는 것이 당국의 판단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앞서 지난 2일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과의 간담회에서 “신용융자 이자율 산정 관행 개선 논의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인하 움직임에도 그 수준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평가가 고객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기준금리 인상 폭 확대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증권사들의 딜레마는 커지는 모습이다.

 

당장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오는 21일(현지시간)과 22일 양일간 진행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빅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7일과 8일 연이어 열린 미국 상·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매파(긴축선호) 발언’을 쏟아내면서다.

 

파월 의장은 청문회에서 “최종 금리 수준이 이전 전망보다 높아질 수 있다”면서 “금리 인상폭을 더 높일 준비가 돼 있다”고 발언했다. 이후 금리 인상 폭이 빅스텝으로 다시 커질 가능성이 커졌고 당초 5~5.25% 수준으로 점쳐졌던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가 최악의 경우 6%까지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유럽에서도 금리 인상 폭 확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최근 ECB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경제지표가 빅스텝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5일에는 스페인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0.5%포인트를 올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준 다음으로 세계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ECB는 오는 16일 기준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금융감독원

최근 줄줄이 이자율을 인하했던 증권사들로서는 기준금리 인상 폭 확대로 다시 올려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도 인하한 상태로 유지하기엔 시장과의 괴리가 커질 수 있고 다시 올리자니 당국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딜레마의 현실에 처할 수 있는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당국의 주문이 과도한 이자 장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정책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율 변동은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인상시 어디가 가장 먼저 실행에 옮길지를 놓고 눈치 싸움이 이뤄지기는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로 '빚투(빚내서 투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존재하는 것도 증권사들로서는 부담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신용거래 융자 잔액 규모는 17조9999억원으로 한 달 전(2월10일·16조7922억원)에 비해 1조2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한 달 전 8조원대 초반(8조2479억원)이었던 코스닥 신용융자 잔액(9조217억원)이 9조원을 돌파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최근 코스닥시장 상승세가 한 몫했지만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 효과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에도 여전히 이자율이 높은 상황에서 단기 조정으로 약세장으로 전환되면 투자자 손실이 커질 수 있다. 투자자들이 담보로 맡긴 주식의 주가 하락으로 담보 비율(통상 140%)을 채우지 못하면 반대매매를 통해 주식을 강제 처분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 들어 증시가 상승했지만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당초 예상과 달리 연초 상승장을 형성됐었던 만큼 향후 단기 조정 등을 통한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있는 만큼 무리한 투자는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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