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자제" 압박에도… 농협생명, 확정금리형 저축보험 출시?
[출처]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17/0000872290?sid=101
농협생명이 오는 12월 초 고금리 확정금리형 일시납 저축성보험을 출시할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농협생명 서대문 사옥./사진=농협생명
금융당국이 생명보험사들에게 저축성보험 금리 인상을 자제하라고 권고한 가운데 NH농협생명이 확정금리형 일시납 저축성보험 출시를 강행할지 관심이 쏠린다. 농협생명이 확정금리형 일시납 저축성보험을 출시하는 것은 최초다. 여태껏 농협생명은 변동금리형 일시납 저축성보험을 판매해 왔다.
최근 RBC(보험금지급여력)비율 악화 등으로 금융당국이 농협생명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금리 저축성보험을 출시하면 미운털이 제대로 박힐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반면 자금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선 저축성보험 출시는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농협생명은 오는 12월 초 고금리 확정금리형 저축성보험을 출시하는 것을 검토하는 중이다. 농협생명은 자금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한 결과 고금리 저축성보험을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꼽은 상태다.
농협생명이 고금리 저축성보험의 금리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다. 현재 생명보험업계에서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보험사는 푸본현대생명(5.9%)이다. 이어 교보생명이 5.8%(판매 중단 예정), 한화생명(5.7%), ABL생명(5.4%) 등 순이다.
농협생명이 고금리 저축성보험을 검토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재무건전성 개선이다.
농협금융지주에 따르면 농협생명은 2020년에 32조원 규모의 만기 보유채권을 매도 가능 채권으로 전환한 결과 지난 9월 말 기준 매도 가능 채권에 5조5000억원의 평가 손실이 발생해 4820억원 규모의 자본 잠식이 발생했다. 보험사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지급여력비율(RBC)은 107%였다. 보험업 감독규정은 이 비율이 100%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감독 당국이 경영개선 권고를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농협생명은 2020년 9월 보험 계약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대비 및 저금리 시기에 RBC 비율 제고를 위해 만기 보유 채권을 매도 가능 채권으로 채권 계정을 전환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시장 금리가 이례적으로 급등하자 매도 가능 채권에서 대규모 평가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고금리 저축성보험을 검토하는 것도 자본확충 방안 중 일환이라는 게 농협생명 입장이다. 실제 생명보험사들은 최근 출시한 4% 이상 저축성보험에 대한 완판 행진을 벌이고 있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 경우 이달 초 출시한 5%대 저축성보험을 통해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했다.
다만 금융당국의 금리 인상을 자제하라고 권고한 상황에서 농협생명이 보험업계에서 최고 이율을 제공하는 저축성보험을 내놓는다는 것은 부담이다. 이달 중순 금융감독원은 생명보험사들에게 확정금리형 저축성보험 적용이율을 높일 경우 금리 하락 시 재무건전성을 해칠 우려가 있어 적용이율 수준의 적정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둔 상태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자본확충 방법에 대해 다양한 사안을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