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형 주담대 상단, 10월 중순 대비 15bp 하락…고신용자 신용대출 금리도 떨어져
중앙은행 기준금리 '속도 조절' 시사에 안정세…당국 '대출금리 모니터링' 방침도 영향
서울 시내의 시중은행 ATM기기의 모습. 2021.11.2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연 8%를 목전에 뒀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대출금리의 준거금리가 되는 금융채 금리가 떨어진 영향이다. 금융당국이 은행권 대출금리를 매주 모니터링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은행 대출 금리 상승세는 한동안 잠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6일 기준 고정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5.45~7.02%로 집계됐다. 10월 중순(12일) 4.89~7.17% 대비 상단 금리가 0.15%포인트(p) 하락했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역시 하락세다. 이들 은행의 변동형 대출 금리는 10월 12일 연 4.4~6.84%에서 11월 25일 5.31~7.8%까지 치솟았다가 6일 5.28~7.65%로 떨어졌다. 고신용자 신용대출 금리는 연 6.06~7.40%로 11월 25일 6.17~7.48% 대비 상·하단 금리가 각각 떨어졌다.
미 연준과 한국은행이 경기 침체 우려를 반영해 내년에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대출금리의 준거금리가 되는 금융채 금리 상승세가 꺾인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의 준거금리인 금융채 5년물 금리는 11월 25일 연 4.777%에서 5일 연 4.703%로 떨어졌다. 신용대출과 일부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고정금리로 사용되는 금융채 6개월물의 경우 같은 기간 연 4.640%에서 5일 4.502%로 하락했다.
연말까지 은행권 대출금리 상승세는 잠잠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은 매주 은행을 포함해 금융권 대출금리 현황을 모니터링하겠다는 방침인데, 은행권은 이를 "대출금리를 더 올리지 말라"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인 준거금리는 건들 수 없는 만큼, 가산금리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대처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수신금리 인상 자제력을 내리면서 이달 15일 발표될 코픽스 역시 전월 대비 상승 폭이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코픽스란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금융당국의 요청에 따라 은행들은 한국은행이 지난달 25일 기준금리를 인상했음에도 수신금리를 올리지 않았다. 11월 중순만 해도 연 5%를 넘던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는 현재 4% 후반대로 내려앉았다.
다만 내년에는 금리 상승세가 다시 가팔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지난달 "금리 인상의 속도를 완화할 시기는 이르면 12월 회의가 될 수 있다"며 속도 조절을 시사했는데 최근 미국 내 임금 상승 압박이 커지면서 최종 금리 수준이 종전 대비 높은 5%에 다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 연준의 움직임에 따라 국내 은행의 대출금리가 결정될 텐데, 당국의 개입이 계속되고 있어 상승세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