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진정 가능성에 한은도 금리인상 속도 조절할 듯
[출처]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3640427?sid=101
미국 15일 빅스텝 그칠 가능성…1.25%p로 벌어질 한미 금리차는 부담
연준, 이달 FOMC에서 최종금리 상향·인상기간 연장 등 언급할 위험도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미국과 한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정점을 지났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뿐 아니라 한국은행도 앞으로 통화 긴축 속도를 줄일 가능성이 커졌다.
당장 연준은 한국시간 15일 새벽 발표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에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이 아닌 빅 스텝(0.50%포인트 인상)을, 한은은 내년 1월 개최할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빅 스텝이 아닌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전망이다.
다만 미국의 빅 스텝 이후 한은의 1월 인상 전까지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가 1.25%포인트까지 벌어지면, 자금 유출과 환율 불안이 커질 위험은 여전히 남아있다.
기자회견 하는 파월 미 연준 의장
(워싱턴 EPA=연합뉴스) 2022.09.22 jsmoon@yna.co.kr
국내 물가·환율·자금경색도 한은 '빅스텝' 가능성 줄여
미국 노동부가 13일(현지시간)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7.1%(전년 동월 대비)로, 10월(7.7%)보다 0.6%포인트(p) 떨어졌을 뿐 아니라 작년 12월 이후 가장 낮았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7.3%)도 밑도는 수준으로, 미국 물가가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줄어든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을 고려해 연준은 13∼1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5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피하고 빅 스텝만 밟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월 CPI가 예상보다 높을 경우 연준이 이달뿐 아니라 내년 2월 다음 회의에서도 빅 스텝을 밟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제 연준의 내년 기준금리 인상 폭이 0.25%포인트로 줄어들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예상대로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면, 한은 역시 7·10월과 같은 빅 스텝으로 빠르게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부담을 덜 수 있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가 빠르게 커져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7%포인트(5.7%→5.0%)나 떨어지고 원/달러 환율이 최근 1,300원대에서 안정된 점, 금리 인상 부작용의 하나인 자금·신용 경색 등의 위험이 여전한 점 등도 한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따라서 내년 1월 13일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만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역대 최대 수준 근접한 한미 금리차는 위험 요소
앞으로는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진다고 해도, 당장 15일 새벽 연준이 빅 스텝만 밟아도 1.25%포인트까지 벌어질 한국(3.25%)과 미국(4.25∼4.50%)의 기준금리 격차는 분명히 한국 경제에 위험 요소다.
1.25%포인트는 역대 최대 한미 금리 역전 폭(1996년 6월∼2001년 3월 역전 당시 1.50%포인트)에 근접한 수준으로, 다음 달 금통위 회의 전까지 뚜렷하게 외국인 자금 유출과 원화 가치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이 나타난다면 한은이 다시 빅 스텝 여부를 고심해야 할 수도 있다.
더구나 이번 FOMC에서 연준이 빅 스텝으로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더라도, 이번 금리 인상기의 최종 금리 수준이 상향조정되거나 인상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 등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언급할 경우 국내 외환·금융시장의 발작적 충격이 재연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지난 11월 25일 베이비 스텝을 결정한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한 금통위원은 "당초 예상보다 미국의 긴축 강도는 다소 약해지겠지만, 긴축기간은 길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