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풀린 증권사 금리마진, 은행보다 3배 높다…평균 9% 육박
[출처]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21/0006528648?sid=101
29개 증권사 금리마진 2.53%p~5.90%p…은행은 1.84%p~2.22%p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흐린 날씨 속 여의도 증권가. 2021.1.2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국내 29개 증권사의 금리마진(조달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이 최대 5.90%포인트(p)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은행보다 3배 이상 높은 마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의 경우 조달금리와 대출금리의 마진이 지나치게 높을 경우 당국의 여러가지 간섭을 받게 되는데 상대적으로 증권사는 감독의 '사각지대'에 있다보니 대출 금리가 급격히 치솟으면서 금리마진이 빠르게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와 국회 양정숙 의원실 등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증권사가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조달하는 비용의 금리는 3.02% 수준이다. 하지만 증권사가 신용융자(대출)를 해 줄 때 받는 금리는 최저 5.55%에서 최고 8.92%로 금리마진이 2.53%p에서 5.90%p까지 벌어졌다.
같은 달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조달 금리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3.0%, 코픽스 금리가 3.04%로 증권사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반면 대출금리(가계대출 기준)는 4.88%~5.22%로 금리마진이 1.88%p~2.86%p 수준에 그쳤다.
증권사 금리마진과 비교해 은행의 금리마진이 3분의 1 수준인 셈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고객에게 대출해줄 자금 일부를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융자해오고 있다. 올해 1월엔 총 8조4865억원을 1.50%의 낮은 금리로 조달했으며 9월말에는 7조6852억원으로 1월에 비해 조달금액은 다소 줄었고,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3.02%까지 오른 상태다.
증권사가 고객에게 대출해주는 금리는 대출기간에 따라 9개 구간으로 나뉜다. 최소 1일에서 7일까지, 또 최대 180일 초과 구간 등으로 나뉘며, 이 중 1일에서 7일까지 구간의 평균 금리가 5.55%로 가장 낮았고, 151일부터 180일까지 구간 금리가 8.92%로 가장 높았다.
151일부터 180일까지 구간을 기준으로 금리를 보면, 29개 증권사 중 21개사 금리가 9%를 넘어섰고, 8%대 4곳, 7%대 3곳, 6%대는 단 1곳에 불과했다. 특히 유안타증권은 10%를 넘겼고, 삼성증권·NH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 등 대형 5대 증권사 금리도 모두 9%를 넘어섰다.
9월말 기준 가장 많은 대출을 해 주고 있는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2조6489억원)이었으며, 삼성증권(2조5967억원)과 키움증권(2조4434억원)이 뒤를 이었다.
증권사가 9월에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조달한 7조6852억원을 기준으로 조달금리와 대출금리차가 최저치인 2.53%p를 적용할 때 연간 수익은 1944억원으로 예상되며, 최대 금리차인 5.90%p를 적용하면 4534억원의 이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양정숙 의원은 "증권사들의 금리마진율이 은행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며 "증권사들이 대출해 줄 때에는 주식 등 확실한 담보를 설정하면서 이같이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증권사들도 은행 예대마진 공시와 같이 조달금리와 대출금리를 투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