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언제쯤?…물가<이자 골든크로스 '분수령'
[출처]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119/0002687189?sid=101
1년 반 가까운 인상 기조에 '마침표'
물가상승률 전망치 하향 조정 '주목'
실질 기준금리 플러스 전환 '변곡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데일리안 = 부광우 기자] 한국은행이 1년 반 가까이 이어져 온 기준금리 인상 행진에 드디어 마침표를 찍으면서,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본격적인 인하 시점이 언제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한은이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5%로 낮춰 잡은데 주목하는 분위기다. 예상대로라면 연말쯤 물가상승률이 기준금리를 밑돌게 된다는 뜻으로, 이 같은 골든크로스가 벌어지는 타이밍이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6일 한은에 따르면 전날 서울 세종대로 본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기존 연 3.50%로 동결됐다. 이로써 2021년 8월 이후 지난 달까지 1년 5개월간 계속된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일단 종료를 맞게 됐다.
시장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오든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당분간 정점이 될 것이란 관측이 주를 이뤘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3.75%로 한 차례 더 올릴지 여부 정도가 관심사였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뉴시스
이런 전망의 가장 큰 배경은 물가 흐름이었다. 이전까지 금리 인상의 가장 큰 명분이었던 인플레이션 우려가 이제는 어느 정도 해소되고 있는 만큼, 한은이 앞으로는 지금까지 올린 금리의 파급 효과를 지켜보며 관망세로 들어갈 것이란 예측이다.
실제로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지난해 11월 전망치인 3.6%보다 0.1%포인트(p) 낮춘 3.5%로 발표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1일 열린 임시국회 업무보고 자리에서도 "과거 평균 수준으로 볼 때 기준금리를 총 3.0%p 올린 효과로 올해까지 물가상승률이 1.3%p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눈여겨 볼만한 대목은 한은이 제시한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현재 기준금리와 일치한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서도 아직 5%대의 물가상승률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임에도 연간 상승률이 3.5%가 될 것이란 예측을 뜯어보면, 결국 올해 연말 물가상승률이 3%대 초반 아래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즉 한은이 지금의 금리를 유지한다고 가정한다면, 올해 하반기 이후에는 물가상승률이 기준금리를 밑돌게 되는 순간이 올 것이란 얘기다. 이른바 실질 기준금리가 조만간 플러스로 뒤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의 올해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 추이. ⓒ뉴시스
금융권에서는 이처럼 두 수치의 역전이 벌어지는 타이밍이 기준금리가 인하 흐름으로 접어드는 변곡점이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금리가 물가를 웃돌게 되면, 가뜩이나 가속화하고 있는 경기 침체 추세에 부채질을 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이는 앞으로 한은이 물가보다 경기를 우선 챙기는데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해석이 깔려 있다.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1%대 사수마저 염려되는 실정이다. 한은은 기준금리 동결과 함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발표했던 전망치 1.7%보다 0.1%p 낮아진 수치다.
1%대 초반의 경제성장률은 과거에 겪었던 몇몇 경제 위기 때를 제외하면 우리나라가 경험해 보지 못한 수준이다. 1980년 오일쇼크(-1.6%)와 1998년 외환위기(-5.1%), 2009년 금융위기(0.8%),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위기(-0.9%) 등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치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동결 결정으로 시장은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후 한은이 언제 금리 인하에 나설지 주목하고 있다"며 "경기 둔화가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실질 기준금리가 플러스 상태로 장기간 유지되는 것은 한은도 용인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