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거래일 만에 주가 48% 급등…SM 인수전 가열에 '승자의 저주' 우려도
[출처]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8/0004852762?sid=101
카카오와 하이브의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인수전이 점입가경이다. 경쟁이 과열되며 에스엠 주가는 급등했고 하이브가 정한 공개매수 가격인 12만원을 훌쩍 넘겼다. 일각에서는 누가 승기를 잡더라도 너무 높은 밸류에이션에 에스엠을 인수하게 되는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코스닥 시장에서 에스엠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36% 내린 13만1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은 차익실현 및 비핵심자산 지분매각 검토 소식에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지난 7일 제3자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인수를 통해 에스엠 지분 9.05%를 확보한다고 발표했다. 하이브가 뛰어들어 인수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에스엠의 주가는 급등했다. 지난 7일 9만100원에 거래를 마친 에스엠 주가는 지난 16일 장 중 한 때 13만3600원까지 솟으며 7거래일 만에 48.3% 가량 뛰었다.
하이브는 지난 10일 주당 12만원으로 공개매수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에스엠의 주가는 지난 15일 종가 기준으로 12만원을 넘겼고, 지난 16일에는 상장 이후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타법인'의 특정 단일 계좌에서 65만7000주에 달하는 대량 매수 주문이 나왔다. 지분 2.73%에 달하는 주문량이다. 17일 에스엠이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된 것은 이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에스엠 인수전의 한 축인 카카오 측의 지분 확보 시도로 해석하기도 한다.
이날 주가가 약세를 보이긴 했지만 시장에서는 에스엠의 주가가 추가로 상승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카카오가 지분을 추가로 공개 매수하면서 지분 경쟁이 과열될 경우, 그에 따라 주가는 더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하이브의 주가는 최근 몇 일 간 약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하이브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8500원(-4.46%) 내린 18만2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하이브 주가는 약 8.2% 하락했다. 에스엠 주가가 급등하고,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 12만원을 넘기는 등 하이브의 공개매수 계획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소액주주들로서는 공개매수에 응할 이유가 사라졌다.
업계에서는 하이브가 보다 적극적으로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에스엠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합쳤을 때 올해 예상 음반판매량이 2600만장 선으로 하이브와 비슷해지는 만큼, 하이브로서는 강력한 경쟁사의 등장이 달갑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연예기획사의 이익 창출 능력에는 공연 등 여러 요소가 있다. 그러나 연예기획사의 규모를 평가하는 1차적 지표는 음반판매량이라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인수전이 과열 양상으로 가면서 주가가 급등해, 누가 승자가 되더라도 상당한 재무적 부담을 안게 되는 '승자의 저주' 우려도 증가하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만일 지분 경쟁에 불이 붙어 주가가 15만원까지 가면 시가총액이 3조5000억원에 달하는데, 이는 올해 예상 단기순이익의 35배가 넘는 수준"이라며 "경영권부 지분 취득이 단기 차익을 실현하기 위함은 아니지만, 당장 올해 2분기부터 엔터 업황이 역기저 부담이 있는 만큼 재무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에스엠의 경우 비효율적인 자회사들이 많은 편으로, 시총 3조5000억원 이상에서 거래가 일어났을 때는 M&A(인수합병) 이후 효율화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구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