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사태에 ‘금리동결론’ 등장… 뉴욕선물·비트코인 급등
[출처]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5/0001593042?sid=101
CME 페드워치서 ‘빅스텝’ 전망 0%
‘베이비 스텝’ 97.4%… 동결론 2.6%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13일 오전 외환 딜러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뉴욕증시 선물지수와 암호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여파에도 상승하고 있다. SVB 사태는 지난 주말 내내 세계 금융가를 공포로 몰아넣은 ‘블랙 먼데이’를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를 받았다. 미국 정치권까지 나선 사태 수습과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빅스텝’(0.5% 포인트 금리 인상) 불가론이 맞물려 시장의 공포를 완화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뉴욕증시 선물시장에서 13일(한국시간) 오전 11시10분 현재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87% 오른 3만219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16% 상승한 3907.75를 가리키고 있다. SVB 사태의 여파를 가장 크게 맞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선물지수는 같은 시간 1.15% 뛴 1만1977을 표시했다.
암호화폐 시장의 상승률은 더 가파르다. ‘대장화폐’ 비트코인은 같은 시간 미국 암호화폐 시가총액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보다 9.42% 급등한 2만2517달러(약 2961만원)를 국제 시세로 집계했다. 1주 전과 비교해도 0.65% 올랐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 매매가는 2963만8000원이다.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암호화폐)의 시세 흐름도 비슷하다. 암호화폐 시총 2위 이더리움은 같은 시간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보다 9.4%, 1주 전보다 3.26% 뛴 1613달러(약 212만원)를 가리키고 있다. 빗썸 거래가는 212만4000원이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모두 지난주 낙폭을 만회했다.
SVB 사태의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미국 정부와 연준의 정책적 대응이 연달아 나오면서 뉴욕증시 선물지수와 암호화폐의 동반 강세를 이끌었다.
미국 재무부, 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이날 “은행 체계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강화해 미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결정적인 행동에 나선다”며 SVB의 고객 예금을 보험 한도와 상관없이 전액 보증하고, 유동성 위기에 놓인 금융기관에 대출을 집행할 계획을 발표했다.
FDIC는 지난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으로부터 SVB 파산 관재인으로 임명된 기관이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연준, FDIC의 이런 권고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모든 예금주를 보호하는 방식의 사태 해법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재무부는 이번 조치를 은행에 대한 ‘구제’가 아니라는 점을 전제하고 있다.
연준은 은행에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새로운 기금(Bank Term Funding Program‧BTFP)을 조성한다. 이를 통해 미국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담보로 내놓는 금융기관에 1년간 자금을 대출할 계획이다.
연준의 이런 조치는 미국 동부시간으로 오는 21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E) 3월 정례회의를 열흘 정도 앞두고 이뤄졌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이 회의를 통해 결정된다. 현행 4.5~4.75%인 기준금리가 FOMC 3월 정례회의를 통해 0.5% 상승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이 우세했지만, SVB 사태를 계기로 상황이 달라졌다.
월스트리트 증권가에서 SVB 파산 사태를 계기로 높아진 경제 위기 우려가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저항을 불러올 수 있다는 반론이 나온다. 시장의 의견은 이미 ‘빅스텝 불가론’ 쪽으로 기울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의 차기 금리 인상률 전망에서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전 11시10분 현재 ‘빅스텝’을 택한 비율은 ‘제로’(0%)가 됐다. 한때 70%를 넘겼고, 이날 오전 7시20분만 해도 39.5%였던 전망이 완전히 사라졌다.
‘베이비스텝’(0.25% 금리 인상)을 예상한 비율은 97.4%로 치솟았다. 심지어 ‘금리 동결론’까지 등장했다. CME 페드워치 전망에서 나머지 2.6%의 의견은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