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式 전기차 충전 생태계 확산…'300슬라' 보인다(종합)
[출처]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8/0005513164?sid=101
리비안마저 '테슬라 충전기 생태계' 합류
'인구 대국' 인도서 생산기지 확장 가시화
올해 주가 150% 폭등…'300슬라' 눈앞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테슬라의 고공행진이 심상치 않다.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에 이어 리비안까지 ‘테슬라 충전 생태계’에 합류한 데다 인도 생산기지 설립까지 가시화하면서, 주가가 연일 폭등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주가가 계속 오르고 있음에도 차익 실현 없이 이른바 ‘300슬라’(테슬라 주가 300달러)를 향해 달려가는 분위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제공)
리비안도 ‘테슬라 생태계’ 합류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미국 전기 픽업트럭 전문업체인 리비안은 이날 테슬라의 전기차 충전기 규격(NACS·North American Charging Standard)을 채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북미 산업 표준인 DC콤보(CCS 충전 단자)가 아닌 NACS를 쓰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리비안 고객들은 이르면 내년 봄부터 북미 지역에서 테슬라의 급속충전기인 ‘슈퍼차저’를 이용할 수 됐다.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는 테슬라 슈퍼차저가 1만2000개 이상 설치돼 있다. 슈퍼차저는 미국 내 전체 급속충전기의 약 60%를 차지한다. RJ 스캐린지 리비안 최고경영자(CEO)는 “리비안의 전기 픽업트럭과 SUV를 구매한 이들은 테슬라의 광범위한 슈퍼차저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와 GM, 포드는 현재 미국 전기차 판매량의 약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비안까지 가세하면 점유율은 더 높아진다. 테슬라를 중심으로 한 충전기 생태계가 CCS 표준에 점차 압력을 가하는 형국인 셈이다. 금융서비스업체 모닝스타의 데이비드 휘스턴 분석가는 “북미시장에서 NACS가 CCS를 이길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현재 CCS를 적용하고 있는 현대차(005380)가 NACS로 갈아탈지 여부를 고민할 정도로 테슬라 생태계의 힘은 막강하다는 평가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전날 ‘2023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NACS 표준은 큰 화두”라며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궁극적으로는 고객 관점에서 판단해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테슬라의 인도 공장 설립이 가시화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을 방문하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 인도 공장 설립 계획을 직접 브리핑할 것”이라며 “이는 비공개로 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테슬라 공급망 담당 임원인 칸 부디라즈 등은 인도를 방문해 정부 고위 인사들과 자동차·배터리 생산공장 설립을 논의한 적이 있다. 이 소식통은 “테슬라는 인도에 대한 매우 큰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테슬라는 미국 외에 중국 상하이와 독일 브란덴부르크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는데, 글로벌 전기차 생태계를 주도하려면 추가적인 대형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 적임지로 ‘인구 대국’ 인도를 꼽고 있는 것이다.
‘인구 대국’ 인도 생산기지 확장
이같은 호재에 테슬라 주가는 또 상승했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돼 있는 테슬라의 주가는 이날 5.34% 급등한 274.45달러에 마감했다. 이른바 ‘300슬라’가 눈 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150% 이상 폭등했다. 주가가 치솟으면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법하지만 투자자들은 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날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한 와중에 테슬라는 5% 이상 올라 더 주목 받았다.
한편 미국 반도체업체 엔비디아의 주가 역시 올랐다. 이날 2.61% 뛴 438.08달러에 마감했다. 최근 역대 최고치를 찍은 이후에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 200% 이상 뛰었다.
엔비디아 열풍은 인공지능(AI) 절대강자라는 점과 맞물려 있다.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문 제조업체다. 챗GPT 같은 생성형 AI를 위한 거대언어모델(LLM)을 자체 개발하려면 중앙처리장치(CPU)를 도와줄 GPU 같은 보조칩이 필요한데, 엔비디아의 칩이 여기에 최적화돼 있다. 엔비디아의 GPU가 이른바 ‘AI칩’으로 불리는 이유다. 엔비디아는 전 세계 GPU 시장에서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투자자문사 에버코어ISI의 C.J. 뮤즈 선임분석가는 메모를 통해 “향후 몇 년간 엔비디아가 가장 가치 있는 회사로서 거래되는 것을 보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며 “AI는 계속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엔비디아에 대한 목표 주가를 기존 500달러에서 55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