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개발한 12나노급 32Gb(기가 비트) DDR5 D램.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올해 4분기부터 세계 1위 그래픽저장장치(GPU) 업체인 미국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 ‘HBM3’를 공급한다.
1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HBM3 최종 품질 테스트를 통과했다. 엔비디아는 생성형 AI 시대에 필수적인 AI 가속기 시장에서 독주 중인데 이 가속기에 HBM3가 탑재된다.
씨티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오는 4분기부터 HBM3 공급을 시작할 것”이라면서 “2024년에는 삼성전자가 HBM3 메인 공급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와 함께 GPU 부문 글로벌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AMD를 상대로도 HBM3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HBM3와 공급 함께 GPU용 첨단 패키징 서비스 공급도 추진하고 있다. 첨단 패키징이란 GPU 칩과 HBM3를 묶어 고성능 GPU를 만드는 공정이다.
그간 엔비디아는 TSMC에 GPU 첨단 패키징 물량 대부분을 맡겨왔다. 그러나 AI 확산에 따른 수요 증가로 삼성전자에도 일부를 맡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또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12나노급 32Gb(기가 비트) DDR5 D램 개발에 성공했다. 32Gb는 D램은 단일 칩 기준 역대 최대 용량으로 연내 양산에 들어간다. 1983년 64Kb(킬로 비트) D램을 개발한 삼성전자는40년 만에 D램의 용량을 50만배 늘리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 개발로 삼성전자는 생성형 AI 시대에 필수적인 D램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AI 시대를 맞아 컴퓨팅 처리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며 글로벌 데이터양은 올해 100ZB(제타바이트)를 넘어설 전망이다.
앞서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누구를 만나도 생성형 AI가 주제”라며 “PC, 인터넷, 그리고 스마트폰의 개발이 가져다준 변화보다 더 큰 변화가 우리 앞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