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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SELL", 증시 흔드는 외국계 리포트

작성자:     작성일시: 작성일2018-08-29 08:18:22    조회: 3,416회    댓글: 0

[MT리포트] 거침없이 "SELL", 증시 흔드는 외국계 리포트

 

[출처]https://finance.naver.com/news/news_read.nhn?mode=mainnews&office_id=008&article_id=0004097678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진경진 기자, 조한송 기자] [편집자주] 시가총액 규모로 세계 10위권으로 성장한 한국 증시.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가 사면 오르고, 팔면 떨어지는 천수답 신세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해외 자본의 첨병인 외국계 증권사가 '매도' 보고서라도 하나 내면 여지없이 시장이 취청거린다. 거침없이 "SELL"을 외치는 외국계 증권사, 그들의 파워는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왜 국내 증권사는 '매도' 의견을 주저하는 걸까?

 

[[증시 흔드는 외국계 리포트](종합)]

 

거침없이 "SELL"…외국계 리포트 파워 비결은

[증시 흔드는 외국계 리포트]① 글로벌 네트워크 기반으로 자금 흐름 좌우

 

지난 6일 모간스탠리는 SK하이닉스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비중축소'로 변경했다. 그 충격에 SK하이닉스는 당일 4.68% 하락했다. 이틀 뒤인 8일,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가 나란히 반도체 업종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주의'로 바꿔 다시 한 번 시장에 충격을 줬다. 이날 SK하이닉스 3.72%, 삼성전자 3.20%, 삼성전기와 삼성SDI는 각각 5.74%, 6.56% 급락했다. 외국계 리포트 쇼크에 20일까지 삼성전자는 연일 52주 신저가 행진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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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간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의 거침없는 한국 주식 '매도' 의견이 증시를 뒤흔들고 있다. 막강한 글로벌 네크워크와 결합된 외국계 증권사의 세일즈 파워는 외국계 자금의 흐름을 좌우하며 국내 증권사에 견줄 수 없는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미국계 IB 모간스탠리의 삼성전자 및 IT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 하향은 지난해 말부터 한국 증시의 방향성을 바꿨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외국계증권사의 글로벌 세일즈 역량과 매도 의견을 꺼리는 한국 자본시장 문화가 외국계 증권사 리포트의 국내 시장 영향력을 강화시켰다고 지적했다.

 

◇"팔아라" 전 세계 동시다발 세일즈=외국계 증권사 리포트가 한국 증시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배경에는 글로벌 투자은행이 보유한 세일즈 역량이 존재한다. 

 

모간스탠리, JP모간, CLSA, UBS, 크레디트스위스 등 외국계 증권사는 '오늘의 리포트(Today's Report)'라고 불리는 세일즈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오늘의 리포트란 전 세계 각국에 포진한 리서치센터에서 당일 발간된 수십, 수백 여 개의 보고서 중 가장 의미 있는 리포트를 선택해 집중 세일즈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모간스탠리가 지난 6일 한국 리서치에서 발간된 SK하이닉스 리포트를 '오늘의 리포트'로 선정했다면 전 세계 모간스탠리 지점에서 일하는 브로커들은 각국 기관투자자에 이 보고서를 집중적으로 배포하며 세일즈에 나선다. 공신력 높은 모간스탠리가 전 세계 연기금·공제회·헤지펀드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리포트 세일즈에 나서 글로벌 자금이 움직이는 것이다. 

 

실제로 6일 모간스탠리 창구에서는 SK하이닉스 매물이 100만주 출회됐고 주가는 4.68% 급락했다. 모간스탠리 리포트를 신뢰해 SK하이닉스 매도 주문을 낸 외국인 투자자가 많았던 것이다. 

 

즉 글로벌 투자은행은 리서치센터가 영향력이 막강한 리포트로 '콜(call)' 하고, 이 리포트가 글로벌 세일즈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 각국 펀드매니저에게 영향을 미쳐 국내 증권사와 차별화된 힘을 떨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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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팔아라"…숏(Short) 전략서 차별화=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대부분 롱(매수) 전략에 치우친 것도 파급력을 강화시키고 있다. 매수 의견 일색인 상황에서 어쩌다 나타나는 매도 보고서에 시장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다. 

 

공매도 논란이 많은 셀트리온 투자의견을 비교할 경우 외국계와 국내 증권사의 투자의견 차이는 극명했다. 셀트리온을 분석 중인 국내 12개 증권사 중 11개가 '매수' 의견을 내고 있고 1개(KB증권)만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했다. 반면 외국계의 경우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 크레디트스위스, 노무라가 모두 '매도' 또는 '비중축소' 의견이고, JP모간만 '중립' 의견이다. 

 

허필석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는 "국내 증권사가 과감하게 매도 보고서를 내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계 증권사에서 매도 리포트가 나오면 기관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사실"이라며 "과감한 매도 보고서가 나올 경우 시장이 호기심을 가지고 대응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외국계에서 매도 리포트가 나오면 주가가 하락할 거라고 예상하는 국내 투자자의 학습 효과도 주가 하락을 부추긴다. 외국계 애널리스트라고 해서 전망이 반드시 맞는다는 보장은 없지만 영향력이 크다는 점 때문에 펀드매니저는 물론 개인 투자자까지 추종매매에 나서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오정은 기자

 

국내證 말 못하는 "SELL", 외국계는 가능한 이유

[증시 흔드는 외국계리포트]②매도의견 용납 못하는 韓자본시장, 외국계 영향력 더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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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와 JP모간, 크레디트스위스, 노무라가 모두 사실상 매도 의견을 낸 셀트리온처럼 국내 증권사와 달리 외국계 증권사에서는 투자의견 'SELL(매도)'이 거침없이 나온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전체 투자의견 가운데 매도 의견은 전체 보고서 가운데 14건으로 0.45%에 그쳤다. 강력매수가 3.01%(94건), 매수가 86.31%(2691건), 투자의견 중립이 10.23%(319건)를 나타냈다.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매도 의견을 함부로 낼 수 없는 이유로는 크게 세 가지가 거론된다. 

 

먼저 해당 기업으로부터 출입 정지를 당하고 정보도 차단당하는 부당 대우를 받을 수 있다. 매도 의견을 낸 종목을 대량 보유한 기관 투자자도 애널리스트 출입을 금지시키는 등 비공식 제제를 가하는 경우가 있다. 무엇보다 국내 증권사가 기업과 중요한 IB(투자은행) 거래를 진행하는 가운데 매도 의견이 나오면 거래가 깨질 수 있어, 알아서 자제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외국계 애널리스트도 동일한 환경에 노출돼 있다. 애널리스트 입장에서 위험 부담이 있는 것은 국내 증권사와 마찬가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도 의견을 내는 것이다. 

 

최명환 CLSA 한국 리서치본부장은 "주가가 오르는 종목도 있지만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도 당연히 존재하기 때문에 매도 의견을 내는 것은 애널리스트의 의무"라며 "고객(투자자)에게 정확한 정보와 매수·매도 타이밍에 대한 확실한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외국계 증권사 중에서도 CLSA는 거침없는 매도 의견을 내는 하우스로 유명하다. CLSA는 지난해부터 엔씨소프트, LG전자, CJ E&M, 삼성SDS 등 다수 종목에 대한 매도 의견을 냈고 현재도 파라다이스, 카카오에 대해 '강력 매도(Conviction Sell)'를 표명하고 있다. 

 

한 CLSA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모 국내 연기금으로부터 매도 의견을 냈다는 이유로 출입정지를 당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CLSA는 창립 초기부터 투자자에게 독립적인 투자의견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기업문화를 장착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지금도 매수·매도 의견을 내는 것을 망설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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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적대적 분위기 때문에 모간스탠리, JP모간 등은 매도(Sell)라는 표현보다는 비중축소(Underweight)라는 표현으로 매도 의견을 대신하고 있다. 비중축소가 사실상 매도 의견이나 다름없지만 대놓고 "팔아라(Sell)"를 외치는 것보다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외국계가 "공매도를 위해 무책임하게 매도 의견을 낸다"고 비난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견해다. 

 

정창원 노무라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애널리스트가 주가가 상승할 종목에 매도 의견을 내면 나중에 기관 투자자로부터 냉정한 평가를 받는다"며 "좋은 평가는 곧 수수료 수익으로 연결되므로 외국계 애널리스트 대부분은 신중하게 투자의견을 내고 변경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계 증권사의 과감한 투자의견 변경은 대량의 주식 주문으로 이어질 수 있어 보고서가 곧 매출이 된다는 점이 국내 증권사와 큰 차이점이다.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법인영업이나 리테일을 지원하는 조직으로 직접 매출을 창출하는 사례가 드문데 외국계는 강력한 투자의견이 제시됐을 때 대규모 주문이 동반되기도 한다. 

 

일례로 2017년 2월10일 UBS가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자 UBS 창구에서 100만주 넘는 매물이 쏟아졌는데, 매수 창구에도 대량의 주문이 발생했다. 특정 창구에 매도 주문이 많으니 주식을 매수하려는 고객도 해당 증권사로 주문을 내 양쪽에서 모두 주문을 받게 된 것이다. 

 

오정은 기자

 

외국계 리서치센터 인원은 10여명…영향력은 '메가톤급'

[증시 흔드는 외국계보고서]③"글로벌투자자 동향 파악 쉽고, 더넓은 시각서 업종분석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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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증권사의 한국 담당 애널리스트 수는 국내 증권사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각사별로 따지면 국내 중소형 증권사보다 적은 인원이지만 파급력은 대형사를 뛰어넘는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지점을 두고 있는 외국계 증권사의 전체 애널리스트 수는 128명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애널리스트를 보유한 NH투자증권(92명)과 미래에셋대우(67명) 두 곳만으로도 외국계 증권사 전체 애널리스트 수를 훌쩍 넘어설 정도다. 

 

대다수 외국계 증권사는 10명 내외의 인력을 두고 한국 리서치를 수행한다. 이달 반도체 업종 매도 보고서로 시장을 흔들었던 모간스탠리인터내셔널증권의 경우 13명의 한국 담당 애널리스트가 활약하고 있다.

 

유럽계 크레디트스위스증권(CS) 12명을 비롯, △메릴린치인터내셔날엘엘씨증권 11명 △JP모간증권 11명 △HSBC증권 10명 △노무라금융투자 9명 △다이와증권캐피탈마켓코리아 9명 등이다. 

 

적은 숫자로도 국내 시장에서 큰 파장을 일으키는 이유는 이들이 발표하는 리포트가 외국인 투자자의 매매 동향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외국계 리포트는 한국 투자자뿐 아니라 글로벌 투자가들의 투자 전략에 참고가 되기 때문에 매도 타이밍을 파악하는 데 좋은 수단이 되는 것이다. 

 

신승훈 삼성액티브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큰 만큼 글로벌 투자자들이 최근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참고한다"며 "또 매수 일색인 국내 증권사와 달리 외국계 증권사에서 매도 의견이 나오면 투자자로서 해당 종목이나 업종에 대한 환기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외국계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지역까지 담당한다는 점도 리포트에 전문성을 더하고 있다. 예를 들어 IT(정보기술) 업종의 경우 한국 기업끼리의 비교가 아닌 대만, 중국 업체까지도 비교하기 때문에 더 넓은 시각에서 업종 분석이 가능하다. 

 

특히 △김영찬 모간스탠리 리서치센터장 △박정준 JP모간 리서치본부장 △ 정창원 노무라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신승준 골드만삭스 리서치본부장 △한건희 크레디트스위스 리서치센터장 등 외국계 리서치 센터장들이 국내 대표 업종인 IT·자동차를 10여년 이상 봐온 전문가로 이들이 내는 보고서의 영향력이 큰 편이다.

 

송성엽 브레인자산운용 대표는 "국내 증권사의 IT 애널리스트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분석한다면 외국계는 삼성전자 외에 미국 마이크론, 대만 TSMC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며 "아무래도 글로벌 IT 기업 전반을 보는 하우스의 정보에 대한 신뢰도가 더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진경진, 오정은 기자

 

영향력 甲 외국계 리포트, 가격은?

[증시 흔드는 외국계리포트]④톰슨 로이터·블룸버그 2000만원, 비즈니스관계선 무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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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증권사 리포트는 기본적으로 유료로 제공된다. 국내 증권사 리포트의 경우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해당사 홈페이지나 포털 사이트 등을 통해서도 볼 수 있지만 외사의 경우 철저히 비즈니스 목적에 활용되는 만큼 유료 제공을 원칙으로 한다.

 

외국계 증권사 리포트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채널이 톰슨 로이터와 블룸버그다. 해당 단말기는 옵션을 제외한 기본 가격이 1개 계정당 연 2000만~3000만원 수준에 책정된다. 공개되는 정보의 양이나 질에 따라 옵션을 추가할 수도 있는데 서비스가 더해질 때마다 가격이 7000만~8000만원까지 뛴다.

 

국내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은 양사 중 한 곳의 서비스를 선택해 외국계 증권사 리포트를 활용하고 있다. 싸다고 할 수 없는 가격이지만 외국계 증권사에서 발표하는 리포트를 비롯해 각종 지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중대형 증권사의 경우 4~5개 이상의 계정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특정 외국계 증권사와 국내 기관 간 비즈니스 관계가 성사됐을 경우는 무료로 정보 이용이 가능하다. 해당 외국계 증권사에서 계정을 부여받아 홈페이지를 통해 리포트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다만 다른 증권사 리포트는 볼 수 없고, 양사의 비즈니스 관계가 끝나면 제공받은 계정도 이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유료 단말기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진다.

 

펀드매니저들의 경우 자신이 속한 자산운용사가 외국계 증권사와 비즈니스 관계를 맺었을 경우 매일 아침 무료 메일링 서비스를 통해 리포트를 받아 볼 수 있다. 

 

한 펀드매니저는 "대다수 매니저들이 아침마다 메일로 들어온 외국계 리포트를 확인하고 추가 정보가 필요할 때는 톰슨 로이터나 블룸버그 등을 확인하는 식으로 자료를 활용한다"며 "개인 메일링 서비스의 경우 양사 비즈니스 관계가 끊기더라도 계속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일부 미국계 대형 IB(투자은행)들은 본사 정책에 따라 개별적으로 펀드매니저에게 제공하는 메일링 서비스도 유료화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외국계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세미나를 목적으로 국내 기관을 방문하면서 리포트를 직접 배포하기도 한다.

 

진경진, 조한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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