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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자금 대거 이탈…韓 신용등급 떨어지나

작성자:     작성일시: 작성일2018-10-21 20:51:08    조회: 2,406회    댓글: 0

[한상춘의 국제경제읽기] 외국인 자금 대거 이탈…韓 신용등급 떨어지나

 

[출처]https://finance.naver.com/research/column_read.nhn?columnId=1064780&officeId=015&articleId=0004030497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11월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 등 3대 국제신용평가사의 정례 심사를 앞두고 이탈리아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우리도 증권시장에 이어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고 있어 신용등급이 어떻게 될 것인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외국인이 최근과 같은 행태를 보일 때는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실적이 있는 신용평가사는 150개가 넘는다. 이 중 3대 신용평가사가 최대 신용평가시장인 미국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95%에 달한다. 국제신용평가시장의 독과점도를 나타내는 ‘허핀달-허슈만 지수(HHI)’를 보면 독과점 시장 여부의 판단 기준인 1800을 훨씬 넘는다. 3대 평가사 중에서는 무디스, S&P, 피치 순으로 영향력이 높다.

 

미국 양대 평가사인 무디스와 S&P 간 격차는 더 벌어졌다. 투자 안내판 역할을 해야 할 S&P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후 S&P는 떨어진 시장점유율을 만회하기 위해 각국의 신용등급을 ‘공격적’으로 조정해오고 있으나 오히려 잦은 조정이 악수가 될 때가 많았다.

 

문제가 됐던 평가 방식도 국제증권관리위원회(IOSCO)가 중심이 돼 새로운 기준이 마련됐다. 독과점 시장 개선, 도덕적 해이 방지, 정확도와 투명성 제고 등에 초점을 맞춘 신기준에 따라 각국의 신용등급 평가실적을 보면 하향 조정 건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한국 신용등급도 2016년 8월 S&P가 ‘AA-’에서 ‘AA’로 상향 조정한 이후 정체 상태다.

 

3대 평가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특정국의 신용등급은 거시경제위험, 산업위험, 재무위험, 지정학적 위험으로 평가한다. 종전 평가 방식과 다른 점은 지정학적 위험비중이 대폭 낮아진 점이다. 작년 잇따른 북한의 미사일 발사, 올해 남북한 정상회담 개최 등 급변하는 한반도 지정학적 위험에 평가를 유보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거시경제와 산업위험도 상대평가 비중이 높아진 점이 눈에 띈다. 가장 종합적인 평가지표는 경제성장률이다. 3대 평가사는 일제히 올해와 내년의 한국 성장률을 3% 밑으로 내려 잡았다. 하지만 다른 국가의 성장률도 떨어지고 있어 아직까지 한국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만큼 크게 불리하지 않다는 시각이다.

 

재무위험은 크게 외화 유동성과 재정건전도로 평가한다. 특히 한국처럼 외환위기를 한 번 겪은 국가는 외화 유동성을 중시한다. 특정국의 적정외환보유액을 추정하는 방법은 세 가지다. 과거 경험으로부터 외환수요를 예상지표로 삼아 산출하는 지표 접근법, 외환보유액 수요함수를 도출해 추정하는 최적화 접근법, 외환보유액 수요함수로부터 행태방정식을 추정해 산출하는 행태방정식 접근법으로 구분된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은 지표 접근법이다. 이 방식도 외환보유액 보유 동기에 따라 국제통화기금(IMF) 기준과 그린스펀·기도티 기준, 위진홀스·갭티윤 기준으로 세분된다. 추정하는 방법에 따라 같은 국가라 하더라도 적정외환보유액 규모에 크게 차이가 나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세 기준별로 한국 경제가 처해 있는 여건과 특수성을 감안해 3대 평가사가 보는 적정외환보유액은 그린스펀·기도티 기준과 위진홀스·캡티윤 기준의 중간선인 3600억~3800억달러로 추정한다. 현재 외환보유액은 직접 보유한 ‘제1선’과 간접적으로 갖고 있는 ‘제2선’ 자금을 합치면 5300억달러(캐나다와의 상시 협정분 제외)가 넘는다.

 

재정건전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로 평가한다. ‘양출제입 원칙(쓸 것이 우선)’이 적용되는 재정수지는 ‘양입제출 원칙(들어올 것이 우선)’이 적용되는 민간처럼 흑자일 필요는 없다. 재정수지가 흑자라면 세금을 많이 걷거나 국민에게 되돌려줘야 할 재정지출을 제대로 안 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재정적자에 따른 국가채무가 늘어난다 하더라도 관리 가능하면 신용등급 평가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선진국은 100%, 한국이 속한 신흥국은 70% 이내면 안전하다. 국제기준으로 볼 때 한국의 국가채무 비율은 40% 내외로 그 어느 국가보다 재정이 건전한 나라로 분류된다.

 

4대 평가요소 중 거시경제위험이 문제가 될 소지가 있지만 이달 들어 나타나고 있는 외국인 자금 이탈이 우리 신용등급 하향 조정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작다.

 

이 때문에 재정을 활용해 성장률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특히 통화정책 면에서 미국과의 금리 역전으로 외국인 자금 이탈이 우려되는 여건에서는 경기대책으로서 재정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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