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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버팀목이 사라졌다…두달간 1.5조원 팔아치운 연기금

작성자:     작성일시: 작성일2018-08-30 08:13:52    조회: 2,772회    댓글: 0

증시 버팀목이 사라졌다…두달간 1.5조원 팔아치운 연기금

 

[출처]https://finance.naver.com/news/news_read.nhn?mode=mainnews&office_id=366&article_id=0000414357

 

 

국내 주식 시장의 버팀목으로 통하던 연기금이 하반기 들어 심상치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7월과 8월 두 달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1조5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연기금의 ‘팔자’ 행진에 발목을 잡힌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에도 좀처럼 상승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자본시장의 공룡’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투자비중을 점차 줄여나가겠다고 선언한 것이 다른 연기금들의 매도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시장 규모를 감안할 때 국민연금의 국내 비중 축소가 불가피한 만큼 투자자들도 지금부터 시장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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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DB

 

◇ 하반기 두달간 1.5조원 팔아치운 연기금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 7월 2일부터 8월 29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484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상반기(1~6월)에 9488억원 순매수했던 것과 비교하면 태도가 확 바뀐 것이다. 외국인이 하반기 들어 1조3000억원어치를 사들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연기금의 행보는 눈에 띈다.

 

연기금이 주식시장에서 매도 물량을 쏟아내는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연기금 분위기가 과거와는 사뭇 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는 "예전에는 코스피지수가 심리적 지지선인 PBR(주당순자산비율) 1배 수준까지 떨어지면 연기금이 매수에 나서 시장 안정화에 도움을 주는 일이 많았다"면서 "요즘처럼 연기금이 매도 일변도인 상황은 낯설다"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연기금이 장기투자를 추구하다보니 예기치 못한 충격으로 시장이 흔들릴 때마다 먼 미래를 바라보고 저가매수에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며 "연기금은 투자전략 차원에서 들어갔을지 몰라도 시장 입장에서는 버팀목 역할을 해준 셈이었는데, 최근에는 이 버팀목이 자취를 감췄다"고 했다.

 

연 단위로 봐도 연기금의 올해 매매 동향은 예년과 뚜렷한 온도차를 보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연기금은 2013년 10조1862억원, 2014년 5조1403억원, 2015년 9조1194억원, 2016년 3조5555억원, 2017년 3조486억원 등 꾸준히 순매수세를 이어왔다. 분기별로 따져도 이 기간에 매도 우위였던 분기는 2017년 2분기(-3552억원)뿐이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현재까지 5352억원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

 

오 센터장은 "아직 201팔년이 끝난 건 아니지만 남은 넉 달새 연기금이 태도를 바꿔 공격적으로 ‘사자’에 나설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며 "증시를 둘러싼 환경만 보더라도 미·중 무역분쟁과 같은 굵직한 대외 리스크가 여전히 진행 중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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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DB

 

◇ 국내주식 비중 줄이는 국민연금…"후폭풍 대비해야"

 

자산운용업계에서는 맏형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정책 변화가 나머지 연기금들의 매도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국민연금은 지난 5월 30일 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2019년도 자산군별 목표 투자비중을 국내 주식 18.0%, 해외 주식 20.0%, 국내 채권 45.3%, 해외 채권 4.0%, 대체투자 12.7% 등으로 결정한 바 있다. 국민연금의 해외 주식 비중이 국내 주식을 넘어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연금은 이미 지난 수년간 국내 주식 투자비중을 서서히 줄여왔다. 2016년 20% 수준이던 국내 주식 비중은 올해 18.7%까지 낮아졌다. 국민연금은 오는 2023년까지 국내 주식 비중을 15% 내외로 축소하고 해외 주식 투자를 30%까지 늘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해가 갈수록 국내 주식에 덜 투자하겠다는 국민연금의 입장이 다른 중소 연기금의 투자전략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나머지 연기금들은 ‘국민연금이 이탈하기 전 우리부터 먼저 빠져나가야 한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지속될 연기금의 국내 주식 비중 줄이기가 한국 증시 전체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주된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도 이를 인지하고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특히 개인 투자자들이 시장 분위기 변화를 제때 감지하지 못하고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원종준 대표는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투자비중을 서서히 낮춘다고 해도 워낙 덩치가 큰 조직이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후폭풍은 어마어마할 수밖에 없다"며 "국내 자본시장 침체 방지를 위한 금융당국과 각계의 고민도 진지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준범 기자 bbeo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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