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10조 매물' 공포? "걱정하긴 이르다"
[출처]https://finance.naver.com/news/news_read.nhn?mode=mainnews&office_id=008&article_id=0004112597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내일의전략]전문가 "실제 외인 매도 약 2조원 예상...2019년 코스피 수급에 발목"]
지난주 증권가의 시황 애널리스트들에겐 펀드매니저 문의가 빗발쳤다. MSCI(모간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의 중국A주 편입 비중 확대로 한국 증시에 대규모 외국인 매도가 발생할 수 있냐는 것이다.
당장 외국인 매도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잠재적으로 10조원대 외국인 매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소식은 취약한 한국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반등하던 코스피와 코스닥은 외국인과 기관의 차익실현 매도에 큰 폭 하락했다.
2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29.31포인트(1.25%) 내린 2309.57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447억원, 818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는 2.64% 급락하며 800선을 하회, 794.99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반등폭이 컸던 바이오주 중심의 차익실현이 두드러졌다.
지난 25일 MSCI는 중국 A주의 MSCI EM(신흥국) 지수 편입비중 확대를 검토한 뒤 2019년 2월28일까지 이를 확정한다고 공지했다. 추가 편입비중은 A주 유동 시가총액의 20%로 현재 5% 대비 15%포인트를 늘리는 것이다.
MSCI 발표대로 편입이 진행될 경우 현재 EM 지수에서 0.71%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A주 비중은 내년 8월에는 2.8%, 2020년 5월에는 3.4%까지 확대된다. 이에 따라 한국 주식의 MSCI EM 지수 비중은 현재 14.8%에서 내년 8월에는 14%로 감소할 전망이다. 중국 A주 완전편입시엔 한국 주식 비중은 12.3%로 줄어든다.
MSCI의 A주 비중 확대로 감소하는 한국물 0.8%를 가정하면 약 10조원대 외국인 매도가 발생할 수 있다는 공포가 증권가를 엄습했다. 외인 매도는 MSCI EM 지수에 속한 대형주에 집중될 예정인데 코스피와 코스닥을 가리지 않고 편입종목들은 향후 1년간 매물 압박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MSCI의 중국 A주 편입비중 확대는 2013년 뱅가드의 한국주식 매도를 떠올린다는 점에서 펀드매니저들이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글로벌 ETF(상장지수펀드) 운용사 뱅가드는 2013년 6개 EM ETF의 추종지수를 MSCI에서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로 변경했고 이 과정에서 11조원의 외국인 매도가 한국 증시에 출회됐다. 뱅가드 매물에 코스피는 상반기 내내 부진을 면치 못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규모 외국인 자금 이탈이 현실화되지 않을 거라고 분석했다. 시장이 걱정하는 것처럼 실제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견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중국 A주의 20% 편입시 국내 증시를 이탈하는 인덱스 자금은 1조7000억원 규모, 100% 편입시 5조40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시장 일각에서는 MSCI EM 지수를 추종하는 액티브 펀드까지 포함해 관련 파장이 증폭될 것을 걱정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하나금융투자는 ETF를 비롯한 순수 인덱스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될 경우 외국인 매도는 1조7000억원에 그친다고 분석했다. MSCI EM 지수를 추종하는 액티브 펀드가 인덱스 펀드의 매도에 동조할 경우, 매도 규모가 확대될 수 있는데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진단이다.
신한금융투자 분석에 따르면 MSCI EM 지수 추적자금을 1조9000억원 달러로 보면 한국물 매도 규모는 15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인덱스 자금만 추출한다면 약 2조5000억원이라고 추정했다.
문제는 중국A주의 편입비중 확대가 향후 6년간 계속될 거란 점이다. 장기간에 걸친 외국인 매도는 한국 증시 수급환경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같은 변수는 하반기와 내년 실적 우려가 큰 현재 시점에서 투자자들은 단기 투자에 집중하게 하는 결과로 귀결될 수 있다. 최근 반등 폭이 컸던 바이오주가 이날 급락한 것도 우려에 선제 대응한 측면이 있다는 해석이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A주의 비중확대가 확정 사안도 아니고 시간도 남아있어 당장 과한 우려는 불필요하다"며 "다만 중국 A주의 비중 증가가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지고 있고 장기적으로 방향성도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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