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경기부진 우려 등 대내외 불확실성 공포 커져
코스피 PBR 1배 미만으로 하향…기업 이익잉여금 비중 높아져
올해 초만해도 코스피 3000포인트 기대감에 부풀었던 여의도 증권가의 분위기는 연말이 다가올수록 언제 다시 급락할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 공포가 더욱 증시를 짓누르고 있어 반전 모멘텀에 대한 기대는 낮아진상태다.ⓒ게티이미지뱅크
미중 무역분쟁과 국내 경기부진 우려 등 국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증시마저 급락세를 보이면서 올 연말 증시 반전모멘텀에 대한 기대감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글로벌 증시부진 속에서도 나홀로 호황을 지속해왔던 미 증시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올해 초만해도 코스피 3000포인트 기대감에 부풀었던 여의도 증권가의 분위기는 연말이 다가올수록 언제 다시 급락할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 공포가 더욱 증시를 짓누르고 있어 반전 모멘텀에 대한 기대는 이미 꺾인 상태다. 앞으로도 국내 증시가 안갯속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국내 증시를 압박하는 최대 변수 중 하나로 미국 증시 하향 흐름이 지목되고 있다. IT 대표주인 '팡'(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실적부진으로 인한 주가 폭락이 미국 증시의 급락을 불렀다. 팡 주식들은 연중 고점 대비 1조달러가 증발했다. 무엇보다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로 인한 우려에 뉴욕증시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국제유가도 불안한 흐름을 이어갔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6.66% 하락한 배럴당 53.4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연고점 대비 다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 21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03포인트(0.29%) 내린 2076.55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간신히 올랐던 2100선에서 하루만에 다시 미끄러졌다. 이날 외국인이 3897억원을 팔아치우며 하락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7거래일째 팔자 행진을 이어갔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3276억원, 717억원을 동반 순매수 했지만 상승 반전에는 역부족이었다.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투자자예탁금도 올해 초(30조원) 보다 낮아진 24조원까지 줄어 증시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낮아진 상태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현재 코스피 하락의 확고한 지지선이었던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가 무너지면서 추가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PBR 1배(2260포인트)는 2004년 이후 코스피 하락의 지지선 역할을 해왔다는 분석이다.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당시에도 PBR1배를 하회했다가 단기간에 회복하며 확고한 펀더멘탈 지지선으로 자리를 잡았다.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당시에도 PBR 1배 지지선을 지켜왔지만 지금은 그러한 지지선 마저 무너지고 있다. 코스피 하락의 지지선 역할을 했던 PBR은 올들어 1배 미만까지 낮아졌다.
이러한 코스피 PBR의 점진적인 하향 원인에는 기업의 재무상태가 과거에 비해 달라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금융위기 전보다 이익잉여금 비중은 크게 높아지는 추세다.
한국투자증권이 분석한 금융위기 전인 2007년과 2017년의 재무상태표의 항목별 구성 비중을 보면 다른 계정의 비중은 크게 변하지 않은 반면 자본총계에서 이익잉여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55.3%에서 2017년 74.8%로 10년 사이에 거의 20%포인트가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안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재무 관점에서 볼 때, 배당성향이 낮은 한국기업의 경우 높은 이익잉여금 비중은 장부가 할인요인"이라며 "기업들의 주주환원정책이 적극적으로 바뀌지 않는 이상 향후 코스피의 새로운 PBR 지지선은 0.88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간 갈등이 해결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고 미국의 금리인상 등이 향후 국내 증시를 압박하는 만큼 올 연말 증시 반등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오창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 하락과 국내 채권금리 하락은 결국 경기둔화를 반영하는 만큼 올해 증시 반등 가능성에 대한 기대는 더욱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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