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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12월06일 (로이터) - 미국 주식시장 투자자들은 유가의 30% 급락이 기업 이익을 압박하지 않을지, 또 한편으로는 오랜 경기 확장세가 언제 끝날 것인지 추측하고 있는 이 시점에 글로벌 성장 약세를 신호하는 것은 아닐지 불안해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6-7일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러시아 등 산유국들의 회의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가운데 원유 가격은 주초 1년래 최저치에서 반등했다. 공동감산점검위원회는 2019년 감산 필요성이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두 명의 정통한 소식통이 전한 바 있다.
유가 하락은 일부 기업들의 비용을 낮춰주고 소비자들에게는 연료 가격을 저렴하게 만들어주는 등 경제적인 이점들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내년 미국 기업들의 이익 성장률이 현저히 하락할 것에 이미 대비하고 있는데, 유가 하락은 S&P500지수에 편입된 에너지 생산업체들과 관련 업체들의 이익을 잠식할 수 있다.
OPEC을 비롯한 산유국들은 공급 과잉을 제한하기 위해 감산 카드를 사용했다. 그러나 공급은 다시 증가하고 있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등의 요인으로 인해 투자자들은 경제 성장이 둔화되며 수요가 줄어 가격이 더 낮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BNY멜론투자운용의 알리시아 레빈 수석 시장 전략가는 "원유 매도세를 촉발한 것은 공급 문제"라면서 "지난 몇 주간 수요 둔화 우려가 나타났다. 그리고 수요 둔화 우려는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와 직결된다"고 말했다.
네드데이비스리서치의 에드 클리솔드 수석 미국 전략가에 따르면 1982년 이후 원유 가격이 30% 이상 하락한 것은 총 13차례다. 지난 12번의 급락기 중 8번이 네드데이비스리서치가 정의한 경기순환상 베어마켓과 시기가 겹쳤다.
클리솔드는 그러나 미국의 경기침체와 유가 하락이 동시에 나타났던 것은 세 차례에 불과했다고 지적한다.
미국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 선물은 10월 초 배럴당 75달러를 넘었다. 지난주 WTI는 49.41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반등해 53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브렌트유 역시 비슷한 하락률을 기록했다.
선트러스트어드바이저리서비스의 키이스 러너 수석 시장 전략가는 "50-60달러 수준 정도가 시장에 좋은 수준일 것이다. 생산자도 충분한 돈을 벌고 소비자들에게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갑작스러운 하락세가 나타난다면 글로벌 경제에 대해 무엇을 신호하는 것인지가 더 큰 걱정거리"라고 말했다.
유가 하락은 주식시장의 변동성 증가와 시기를 같이 했다. S&P500지수는 사상 최고치에서 10% 이상 하락하는 조정을 겪었지만 미국 금리 인상 속도가 덜 공격적일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낙관론에 시장은 완만하게 반등했다.
데이빗 카츠 매트릭스에셋어더바이저스 CIO는 원유와 주식시장이 모두 국제 무역과 중국의 경제 상태, 글로벌 경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하고, "당분간 이들 두 시장은 매우 밀접한 연관성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가가 지난 10월 고점을 기록한 이후 S&P500 에너지업종지수는 S&P500지수 하락률의 두 배에 달하는 16%가 빠졌다. 애널리스트들은 에너지업종에 대한 순익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레피니티브(구 톰슨로이터)의 IBES 데이터에 따르면 S&P500 에너지업종 기업들은 2019년 21.3%의 순익 증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월1일의 전망치 26.2%보다 낮아진 수준이다.
많은 투자자들은 휘발유 가격 하락을 통한 소비자 지출 촉진 등 유가 하락의 긍정적인 측면에 주목하고 있다. 연료 가격이 하락하면 인플레이션 억제에 도움이 될 수 있어, 연방준비제도는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
그러나 DWS의 데이빗 비앙코 미국 수석 CIO는 유가가 배럴당 5달러 하락할 때마다 S&P500 편입기업들의 순익은 주당 1-1.50달러가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했다. IBES 데이터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은 올해 주당 162.81달러를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업체들만 순익에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 에너지업종에 납품하는 산업용품 제조업체들도 영향을 받는다. 항공과 소비자 관련업체 등 연료 가격 하락으로 수혜를 입는 기업들에게는 순익 확대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비앙코는 "S&P 기업들은 상품 소비자라기보다는 상품 생산자에 가깝다"면서 "상품 가격 상승은 이익 증가를 가져오고 상품 가격 하락은 이익 감소를 초래한다. 기업 수익성에 관해서는 이게 가장 믿을만한 관계 중 하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