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美 '깜짝성장'에 S&P·나스닥 '사상최고치' 경신
[출처]https://finance.naver.com/news/news_read.nhn?mode=mainnews&office_id=008&article_id=0004210611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美 1분기 3.2% 성장 '서프라이즈'…트럼프 "OPEC에 기름값 내리라 했더니 증산 동의" 유가 급락]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가 사흘만에 또 다시 사상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미국이 1분기 3.2%의 '깜짝성장'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경기침체 공포를 날려보냈다.
◇美 1분기 3.2% 성장 '서프라이즈'
2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S&P 500 지수는 전날보다 13.71포인트(0.47%) 오른 2938.88로 장을 끝냈다. 지난 23일 달성한 기존 최고 종가 2933.68을 넘어서며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7.72포인트(0.34%) 상승한 8146.40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 역시 지난 23일 종가인 8120.82를 뛰어넘으며 사상최고 기록을 다시 세웠다.
대형 기술주 그룹인 'FAANG'(페이스북·아마존 · 애플 · 넷플릭스 · 구글 지주회사 알파벳)도 페이스북과 애플을 제외하고 모두 올랐다. 특히 아마존은 전날 내놓은 '깜짝실적'(어닝서프라이즈)에 힘 입어 2.5%나 뛰었다.
블루칩 모임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81.25포인트(0.31%) 오른 2만6543.33에 거래를 마쳤다. 자동차주 포드가 시장의 예상을 넘어선 실적을 내놓으며 10% 이상 뛰었다. 북미에서 트럭 및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판매가 호조를 보인 덕이다. 반면 석유 메이저 엑슨모빌은 실적 부진에 약 2%, 인텔은 어두운 실적 전망에 약 9%씩 하락했다.
이날 미 상무부는 지난 1∼3월 미국의 GDP(국내총생산)이 3.2%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증가율을 연율로 환산한 것이다. 당초 다우존스·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는 2.5%였다. 다만 이날 발표된 수치는 속보치로 이후 잠정치, 확정치를 통해 수정될 수 있다.
이날 발표된 성장률은 1분기 기준으로는 2015년 이후 4년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미국의 GDP 성장률은 지난해 2분기 4%대로 정점을 찍은 뒤 3분기 3.4%, 4분기 2.2%로 하향곡선을 그려왔다.
멕시코 장벽 건설예산을 둘러싼 정쟁으로 지난해 12월말부터 올 1월25일까지 35일간 연방정부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됐음에 비춰볼 때 1분기 성장률은 고무적이란 평가다.
트럼프 행정부가 주력해온 무역수지 개선이 깜짝성장의 일등공신이었다. 1분기 수입이 3.7% 줄어든 반면 수출은 3.7% 증가했다. 이에 따라 순수출(수출-수입)이 1분기 GDP를 1.03%포인트 끌어올렸다. 지난해 4분기엔 오히려 순수출이 GDP를 0.08%포인트 깎아먹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1분기 성장률이 발표된 직후 트위터를 통해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매우 낮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NEC(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도 이날 미국 경제방송 CNBC에 출연, "압도적인(blowout) 수치"라면서 "현재 경제는 모멘텀을 잃는 것이 아니라 모멘텀을 얻어가는 호경기 사이클에 있다"고 주장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인플레이션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을 비롯해 연준 내부 인사들에 따르더라도 그것(낮은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를 위한 문을 열 수 있다"고 말했다. 낮은 물가상승률을 근거로 정책금리 인하를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시진핑 곧 온다"…6월 무역협상 종지부
미중 무역협상 타결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곧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조만간 미국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열고 미중간 새로운 무역협정을 맺을 것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이 이르면 6월 워싱턴 D.C.를 방문해 미중 무역전쟁의 종지부를 찍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미 무역대표부)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이끄는 미국측 무역협상단은 오는 30일 중국 베이징으로 가 중국측과 고위급 무역협상을 이어간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양국이 이번 베이징 협상에서 지식재산권, 강제 기술이전, 비관세 장벽, 농산물시장 개방, 서비스시장 개방 등에 대해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이어 류허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측 협상단이 다음달 8일 미국을 방문해 후속 협상을 가진다.
이날 달러화는 약세였다. 현지시간으로 오후 4시30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 대비 0.12% 내린 98.03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금값은 올랐다. 같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금은 전일 대비 0.66% 상승한 온스당 1288.20달러에 거래됐다. 달러화로 거래되는 금 가격은 통상 달러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인다.
◇트럼프 "OPEC에 기름값 내리라 했더니 증산 동의"…유가 급락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이날 오후 2시30분 현재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분 WTI(서부텍사스산원유)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94달러(2.98%) 떨어진 63.27달러로 거래됐다. 같은 시간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6월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날보다 배럴당 2.20달러(2.93%) 내린 72.17달러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유가의 낙폭을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내가 OPEC(석유수출국기구)에 전화를 걸었다"며 "그들에게 '유가를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서 유가가 내려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및 다른 나라들과 원유 공급을 늘리는 방안에 대해 얘기했다"며 "모두가 동의했다"고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OPEC이 조만간 증산에 나설 것이란 얘기다. OPEC과 러시아 등 비중동 산유국들의 모임인 이른바 'OPEC+'는 올 상반기 중 하루 120만배럴씩 감산한다는 합의를 이행 중이다.
OPEC은 오는 6월 회의에서 감산을 연장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OPEC이 늦어도 6월 이후엔 감산을 중단하거나 감산폭을 축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산 원유에 대한 수입을 전면 금지하면서 OPEC과 함께 증산 등 석유 수급 안정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ppark14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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