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인물 가고 새 인물 발탁… 증권가 CEO 세대교체 바람
[출처]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2/0003878114?sid=101
미래에셋·메리츠 이어 한투도 교체
한투증권 대표에 김성환 부사장
5년간 이끈 정일문, 부회장으로
장기집권 CEO들 속속 일선 후퇴
금융환경 변화 발빠른 대응 포석
2024년 초까지 6곳 대표 임기 만료
펀드사태 연루 CEO도 남아있어
교체바람 당분간 계속 이어질 듯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최근 잇따라 교체되고 있다. 세대교체 필요성, 증권업계 업황 악화에 따른 분위기 환기성 조치 등이 교체 사유로 거론된다. 장기간 근무하거나 금융당국 조사가 아직 끝나지 않은 CEO들이 남아 있어 당분간 교체 바람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한국투자금융지주는 그룹별 이사회를 통해 최고경영진 인사를 내정해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을 증권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김성환(사진) 개인고객그룹장 부사장을 증권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저축은행에서는 전찬우 리테일사업본부장이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이번 인사로 한국투자증권은 2019년부터 이어졌던 ‘정일문 체제’에서 ‘김성환 체제’로 바뀌게 됐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경영 성과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이어가면서도 금융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성장전략의 변화를 모색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인사배경을 설명했다. 김 신임대표는 금융투자 업계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처음 도입한 부동산 PF 1세대로 전임 정일문 부회장이 기업금융(IB) 분야에 강점이 있었던 것과는 대비된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장기간 근무했던 최고경영자들이 바뀌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세대교체’ 흐름이 거세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창업멤버이자 7년간 대표직을 역임했던 최현만 회장 대신 김미섭 부회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해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다음 달 7일 임시주총을 거쳐 신임 사내이사인 허선호 부회장과 전경남 사장 중 한 명을 추가로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또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 20일 이사회를 통해 최장기 증권사 CEO였던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를 지주로 이동, 그룹운용부문장을 맡기는 한편 후임 CEO에는 장원재 사장(세일즈&트레이딩부문장)을 선임했다. 메리츠증권은 이화전기 거래정지 직전 주식을 대거 매도하면서 내부정보를 활용해 손실을 피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장 신임 사장은 2015년 메리츠화재 리스크관리 상무로 입사해 2020년까지 메리츠화재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 겸 위험관리책임자 부사장으로 일해 오는 등 그룹 내 리스크관리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증권사 교체 바람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바뀐 3명의 CEO 이외에도 올해 말에서 내년 3월 사이 주요 증권사 CEO 6명의 임기가 끝난다. 박정림·김성현 KB증권 사장과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의 임기는 올해 12월까지이고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오익근 대신증권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에 끝난다.
각 증권사의 ‘성적표’도 CEO의 명운을 가르는 요소이지만, 금융감독당국의 조사도 CEO 거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안건 소위원회를 열어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사태와 관련해 박정림 KB증권 대표,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에 대한 제재안을 논의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2020년 11월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박정림 대표와 양홍석 부회장에게 각각 ‘문책 경고’ 제재 안을 결정했다. 또 2021년 3월에는 옵티머스 펀드 판매 관련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 등으로 정영채 대표에게도 ‘문책 경고’ 중징계를 결정한 바 있다. 금융위는 이와 관련해 작년 말 이후 심의를 중단했다가 올해 초 재개했다. 금융위는 최근 박 대표에 대해서는 기존 제재 수위보다 높은 ‘직무 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KB증권에 사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책 경고’ 이상 제재가 금융위에서 확정될 경우 제재 대상은 연임 및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