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깜박하니 2조 사라졌네" 개미들 성토…빅히트 따상 뒤 하락
종가 기준 3대 기획사 합산 시총보다 3배 이상 높아
15일 오전 '따상'으로 거래 시작했지만
시초가보다 4.44% 내린 25만8000원에 장 마감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시초가 27만원보다 4.44% 내린 25만8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후 상한가로 치솟는 이른바 '따상'으로 거래를 시작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주가가 거래 시작 4시간여 만에 시초가 아래로 내려갔다.
코스피(KOSPI)에 입성한 그룹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가 15일 시초가를 밑도는 가격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빅히트는 시초가 27만원보다 4.44% 내린 25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공모주 청약에서 증거금 58조원을 모은 빅히트는 이날 개장과 동시에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후, 상한가 35만1000원까지 치솟아 '따상'에 성공했다.
그러나 상한가는 곧바로 풀렸으며, 이후 상승 폭을 가파르게 줄여 나가다가 개장 후 4시간이 지난 오후 1시부터는 주가가 내렸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1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 극장에서 열린 '2020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을 수상한 뒤 화상으로 소감을 전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BTS가 '2020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4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받는가 하면, 지난 8월21일 발매한 새 앨범 '다이나마이트'로 미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한국 가수 최초로 '핫 100' 1위에 오르는 등 호재가 이어졌지만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따상' 행진을 잇지는 못했다.
앞서 SK바이오팜은 상장 후 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바 있고, 카카오게임즈도 2일 연속 상한가를 쳤다.
일부 투자자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실망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날 한 투자자는 "조정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겠다"라며 "기대를 가지고 샀는데 아무래도 주가가 부풀려져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시작할 때는 시가총액이 10조원이었던 것 같은데 눈 깜박하는 사이 2조원이 빠졌다"라며 "주식이 부동산보다 더 어려운 것 같다. 당분간 마음 고생 심하게 할 것 같다"고 성토했다.
BTS 의존도가 큰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매출 구조가 취약점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 누리꾼은 "아직까지는 소수의 인기 그룹에 의존하는 작은 회사일 뿐"이라며 "초기 기대치가 너무 높아 과도하게 높은 공모가를 설정했던 게 문제 아니었을까"라고 꼬집었다.
다만 빅히트 주가는 여전히 공모가(13만5000원)를 2배 가까이 웃도는 25만원 이상에 달하는 수준이다. 종가 기준 빅히트의 시총은 8조7323억원으로 코스피 32위에 올라섰다.
이는 3대 연예 기획사인 JYP 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SM 합산 시총인 2조7812억원을 3배 이상 앞지른 수치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