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백신' 공급 차질에 美증시 막판 출렁[뉴욕마감]
[출처]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1&oid=008&aid=0004509474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뉴욕증시가 혼조세로 장을 마쳤다.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내린 반면 나스닥종합지수는 상승 마감했다. 장중 강세를 보이던 뉴욕증시는 장 마감 직전 화이자 백신의 공급 차질 소식에 막판 급락하며 상승폭을 줄였다.
3일(현지시간)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85.73포인트(0.29%) 뛴 2만9969.52로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27.82포인트(0.23%) 오른 1만2377.18을 기록했다.
반면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2.29포인트(0.06%) 내린 3666.72로 마감했다. 페이스북은 약 2%, 넷플릭스는 1% 이상 하락했다. 반면 테슬라는 4% 넘게 올랐다.
화이자 백신, 재료 문제로 생산 차질…올해 절반만 출하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대형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COVID-19) 백신의 재료에 문제가 발견돼 올해 목표 출하량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의 초기 생산에 사용된 일부 원재료가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최근 확인했다.
당초 화이자는 올해 말까지 전 세계에 1억회분의 백신을 공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발견된 공급망 문제로 인해 화이자는 연내 목표 출하량을 5000만회분으로 축소했다.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전날 영국 정부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이 백신은 3상 임상시험에서 약 95%의 효능이 확인됐지만, 영하 70도의 초저온에서 보관해야 한다는 유통상의 약점이 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왼쪽)과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
美대선 후 한달만에 부양책 협상 재개…연내 타결 '청신호'
호재도 있었다. 미국의 여야 지도부가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추가 경기부양책에 대해 협상을 재개했다. 11월3일 대선 이후 한달 만이다.
초당파 의원들이 마련한 9000억달러(약 1000조원) 규모의 추가 경기부양안을 민주당 지도부가 수용한 가운데 공화당 지도부도 연내 타결을 낙관했다.
이날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민주당 1인자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캘리포니아)과 공화당의 미치 매코넬 상원 원내대표(켄터키)는 이날 부양책과 연방정부의 2021회계연도(2020년 10월 1일~2021년 9월 30일) 예산안 처리를 위한 협상을 시작했다.
만약 잠정예산이 만료되는 12월11일까지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업무정지)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
펠로시 의장의 드류 햄밀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의회 지도자들이 예산안과 부양책을 조속히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코넬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연내 부양책 협상 타결에 대한 희망적 신호를 봤다"며 "합의가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린 우리가 어디까지 합의했는 지 알고 있다"며 "우린 (합의)할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의 펠로시 의장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뉴욕)는 전날 공동 성명에서 초당파 의원들의 부양안에 대해 "즉각적으로 초당적 협상을 벌이기 위한 근거로 쓰일 수 있다"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매코넬 대표는 전날 "우리에겐 낭비할 시간이 없다"며 초당파 부양안에 대해 사실상 거부의 뜻을 밝혔는데, 하루 사이 입장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공화당의 밋 롬니,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과 민주당의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 등 초당파 의원들은 양당의 부양책 협상 교착을 타개하기 위해 9080억 달러 규모의 절충안을 제시했다. 여기엔 소기업의 고용 유지를 위한 PPP(급여보호프로그램) 재개와 연방정부의 추가 실업수당 확대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은 연방정부의 추가 실업수당 확대와 지방정부 지원 등의 내용을 담은 2조20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부양 패키지를 이미 하원에서 통과시켰다.
그러나 상원을 지배하는 공화당은 민주당이 집권한 지방정부들을 돕는 데 연방 자금을 투입할 수 없다며 5000억 달러 수준의 소규모 부양책을 지지해왔다.
공화당의 부양안에는 종업원 등의 코로나19 감염에 대해 기업들의 책임을 면제해주는 내용도 담겨 있는데, 민주당이 이에 반대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미국에서 실업수당 청구를 위해 대기 중인 사람들
美 실업자 623만명…코로나 이후 최저치
미국에서 실업수당을 청구한 실직자의 수는 약 623만명으로, 지난 3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본격화된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속에서도 고용사정이 개선되고 있다는 방증이지만, 주정부의 정규 실업수당 지급기간이 만료된 영향도 없지 않다.
이날 미 노동부는 지난주(11월 넷째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71만2000건으로, 전주 대비 7만5000건 줄었다고 밝혔다. 당초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한 78만건(마켓워치 집계)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2주 이상 연속으로 실업수당을 청구한 사람도 552만명으로, 전주의 609만명보다 큰 폭 줄었다.
CNBC는 신규 청구와 연속 청구를 모두 합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팬데믹 기간 들어 가장 적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실업수당 청구 건수 급갑을 단순히 고용시장 개선 때문으로 볼 수만은 없다. 우선 추수감사절(11월26일) 연휴에 따른 수치 조정의 영향일 수도 있다.
또 주정부의 정규 실업수당은 최대 26주까지만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대량 해고가 본격화된 4월 이후 일자리를 잃은 뒤 26주 간 실업수당을 받아온 이들이 자동으로 정규 실업수당이 아닌 연방정부의 '팬데믹 긴급실업수당'(PEUC) 수급 대상으로 편입되기 시작했다.
PEUC는 최대 13주 간 지급되고 그 이후엔 최대 20주 동안 연방-주 정부의 실업급여 연장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봉쇄가 본격화된 직후인 지난 3월말 687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약 4개월 간 감소세를 이어갔다. 그러다 7월 이후 코로나19 재확산세와 함께 증가와 감소, 정체를 반복해왔다.
미국에서 최근과 같은 대규모 실업은 역사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렵다. 지난 2월까지 미국의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0만건대에 불과했다.
종전까지 최대 기록은 제2차 오일쇼크 때인 1982년 10월 당시 69만5000명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최대 66만5000명(2009년 3월)에 그쳤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OPEC+, 200만 대신 50만 배럴만 증산…국제유가 1%↑
OPEC(석유수출국기구)과 러시아 등 동맹 산유국들의 모임인 OPEC+이 내년 1월부터 하루 50만 배럴을 증산키로 합의했다. 지난 4월 합의했던 200만 배럴의 4분의 1 수준이다. 예정보다 줄어든 증산량에 국제유가는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내년 1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보다 36센트(0.8%) 오른 배럴당 45.6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내년 2월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밤 11시22분 현재 48센트(1.0%) 상승한 48.73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날 달러화는 약세였다. 오후 5시31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날보다 0.47% 내린 90.69를 기록 중이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값은 올랐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내년 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14.60달러(0.8%) 상승한 1844.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통상 달러화로 거래되는 금 가격은 달러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인다.
뉴욕=이상배 특파원 ppark14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