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거래 32兆···소외株 '키 맞추기' 하나
[출처]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1&oid=011&aid=0003841066
外人 이어 대규모 개인 자금 유입
유동성 넘쳐나며 순환매장 연출
이달 들어 철강·건설 15% 껑충
음식료·섬유 등에도 '온기' 기대
[서울경제] 코스피가 이달 2,700선을 돌파한데 이어 2,800선을 넘보는 가운데 최근 국내 증시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32조 원에 달하는 등 급증하고 있다. 고객예탁금과 신용융자도 증가하는 추세 속에서 유동성에 기댄 순환매 장세가 시작되는 모습도 뚜렷하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1일까지 국내 증시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32조 6,804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 별로는 코스피가 17조 7,369억 원, 코스닥이 14조 9,435억 원이다. 일 평균 거래대금은 12월이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달 27조 5,586억 원과 비교해 18.5% 늘었으며 올 들어 가장 거래량이 많았던 8월(31조 36억 원)과 비교해도 1조 원 이상 증가했다.
특히 코스피 거래량이 대폭 늘었는데 이달 들어 15조~20조 원씩 거래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외 주요 증권사들이 코스피 대세 상승을 예측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개인 자금이 다시 증시로 유입되고 있는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지난 11월의 경우 마지막 거래일인 30일을 제외하고 외국인 투자가가 코스피에서만 7조 4,310억원을 사들였던 가운데 개인은 5조 원을 순매도하는 등 차익 실현 움직임이 강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는 11일까지 1조 6,810억 원을 순매수하는 등 다시 ‘사자’로 돌아선 모습이다.
증시 대기자금으로 불리는 고객예탁금은 11월 중순부터 이날까지 2거래일만 제외하고 매 거래일 60조 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신용융자 잔고 역시 이달 들어 18조 원을 돌파한 후로도 소폭 증가세를 이어가 11일 18조 4,607억 원으로 최대치를 경신했다. 여기다 연말 배당주 투자를 노리는 금융투자기관의 매수세도 증시 거래대금의 증가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증시 유동성이 재차 늘어나는 상황 속에서 유동성에 기댄 순환매 장세의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순환매 장세란 시장이 살아날 때 업종별로 돌아가며 주가가 상승, 업종 간에 일종의 ‘키 맞추기’를 하는 장세를 의미한다. 일례로 3·4분기 2.40% 증가하는데 그쳤던 코스피 건설업 지수는 11월부터 이날까지 26.46%(4·4분기 29.15%) 상승해 주목받았다. 3·4분기 업종 지수가 각각 1.55%, 4.59% 오르는데 그쳤던 유통업과 전기가스업 역시 4·4분기 동안 각각 15.38%, 15.62% 상승했다. 코스피 상승세가 가팔랐던 11월과 12월 사이에도 ‘미니’ 순환매 장세는 뚜렷했다. 11월 상승률이 가팔랐던 코스피 종이·목재(26.82%)와 의약품(21.75%), 기계(19.94%) 업종지수는 이달 들어 각각 -3.49%, 5.07%, 1.32%의 움직임을 보였지만 전월 비교적 상승세가 덜했던 철강금속(9.55%), 건설(11.28%), 전기가스(6.66%) 등 업종지수는 이달 들어 9거래일 만에 각각 15.54%, 15.18%, 9.11% 상승해 전월 상승률을 훌쩍 뛰어넘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순환매 장세가 이어진다면 음식료, 섬유의복 등 증시 소외업종에도 온기가 돌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본격적으로 시작된 백신 접종, 달러 약세 등 우호적인 매크로 환경 속에서 증시 전반에 풍부한 유동성이 유입되고 있다”며 “두 변수에 특이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한 시장은 좀 더 위로 이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어 “지수 상승을 이끈 반도체, 철강, 조선, 화학의 강세는 이어지겠지만 단기에 급등한 경향이 있어 상승세는 약해지고 그 과정에서 시장에서 소외된 업종들의 키 맞추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연말에 유동성 장세가 갑자기 끝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5년 평균 11월 대비 12월 외국인 일평균 매수·매도는 각각 10.3%, 10.9% 줄어든 경향이 뚜렷했다”며 “외국인 매매 규모가 연말 북클로징(결산)과 함께 줄어들 가능성이 있고 개인 역시 대주주 자격 확정을 두고 관망세가 높아진다면 최근 급등한 부담을 소화하기 위해 조정이 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