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증시]"숨 고르기 국면 코스피, 연말까지 순환매 장세 지속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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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000선 진입 앞두고 단기 과열 부담 커져
건설, 에너지, 화장품, 의류株로 자금 이동
“유동성 효과 사라지면 실물 경제 충격 대비해야”[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코스피가 2750선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가운데 당분간은 순환매를 장세를 보이며 숨 고르기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현재까지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지수 상승을 견인했던 외국인들도 순매도 규모를 키우고 있어 상승 동력이 다소 약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내년 코스피가 강한 상승세를 보이며 3000시대에 진입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순환매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상황을 보면 건설, 유틸리티, 에너지, 화장품, 의류, 조선 등에 대한 순매수 규모가 컸다. 이들은 연간 수익률이 부진하고 지난달 이후 상승국면에서 소외된 업종으로 연간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했던 건강관리, 자동차, 화학, 소프트웨어 등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현재 코스피는 단기과열, 밸류에이션 부담이 큰 상태로 연말까지 2700선을 넘기보다는 하락할 위험이 더 큰 것으로 판단된다. 긍정 상승 편향 심리가 지속되며 상승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투자심리 변화에 따라 금융시장의 단기 방향성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주목할 부분은 지난주 후반 다양한 이벤트 이슈, 경제지표 결과가 확인된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은 호재에 환호하기보다는 기대감을 밑돈 변수에 더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의 환호가 커질수록 추가적인 상승을 위해서는 더 강한 호재와 계기가 필요하다. 호재성 이슈와 이벤트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상당 부분 먼저 반영된 상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고 있고 주요국 경제지표들은 지난달 이후 둔화되고 있다. 나아가 코스피의 상승 동력이었던 원화강세, 외국인 순매수 간 선순환 고리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상승흐름에 집중하기보다는 균열 조짐에 더 주목해야 한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현재 금융 시장에는 백신 접종을 시작으로 부양책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와 겨울철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한국에 대해 높아진 시장의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변동성이 급격하게 확대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공존하고 있다.
2001년 IT 버블 붕괴의 사례를 돌이켜 봤을 때 부양책이 축소되면서 시장은 모든 탄력을 잃었다. 연준은 IT 버블 붕괴로 경기둔화가 진행되는 와중에 2002년 9.11 테러가 발발하자 기준금리를 3.5%에서 1.75%로 전격 인하해 긴급 유동성을 공급했다. 이후 부시 행정부의 감세안 등 경기 부양책이 시작되면서 경제는 급속하게 안정됐다.
그러나 2002년부터 기준금리가 동결 구간으로 들어가자 주식시장의 상승세는 둔화했고, 과도한 유동성 효과에 가려졌던 실물경기의 위험한 모습들이 속속 드러났다. 이후 2001년 11월과 2003년 6월 두 차례 추가 금리를 단행했고 주식시장은 더 바닥으로 떨어졌다.
지금과 IT 버블 당시는 분명 다르다. 과잉투자 문제도 없고. 기업들의 현금 부족 현상도 나타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백신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돼 경제가 재개될 수 있다는 전망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유동성 효과가 떨어지고 부양책의 강도가 약화될 수 있는 시점에선 실물 경제 충격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