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적금 깨고 주식·가상화폐에 투자… 위험자산으로 `머니 무브`
[출처]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1&oid=029&aid=0002654191
5대은행 요구불예금 9.9兆 빠져
금·주식·가상화폐 유입 급증세
백신 따른 경기회복 기대감 한몫
증시 유동성 넘쳐, 상승세 전망
코스피가 1.07% 상승 마감한 2월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연합뉴스 제공)
초저금리 현상이 계속되면서 은행의 예·적금을 깨고 주식과 가상화폐 등 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머니무브'가 가속화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1월말 기준 요구불예금은 637조8555억원으로, 전달 대비 9조9840억원(1.56%) 감소했다. 요구불예금은 수시입출금 예금,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 등 예금자가 언제든지 현금으로 인출할 수 있는 예금으로 '대기자금' 성격이 강하다.
은행에서 나온 약 10조원의 현금 자산은 주식과 가상화폐 등으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평균 투자자예탁금(장내 파생상품 거래예수금 제외)은 68조9528억원으로, 전달 대비 6조7000억원(10.8%) 증가했다. 또한 한때(1월 11일~13일) 투자자예탁금은 7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이나 채권 등 유가증권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일시적으로 맡겨 놓은 돈이다. 투자자예탁금이 늘어나면 향후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1월 한달간 일반투자자의 주식 순매수 금액은 25조8705억원(코스피·코스닥·코넥스 합계)에 달한다. 개인투자자의 1월 한달간 주식 순매수 규모는 2020년 연간 주식 순매수 금액의 40%에 달할 정도다.
위험성 큰 가상화폐 투자도 크게 늘었다. 암호화폐 정보 웹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국내 거래소 업비트의 24시간 거래대금은 작년 11월 10일 오전 8시 기준 6283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 2일 정오 기준 6조200억원을 기록했다.
다른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에서도 고객 예치금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1년 전 대비 200% 늘었으며, 올해 1월에는 작년 말보다 36% 더 늘었다.
주식과 가상화폐뿐 아니라 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졌다. 신한은행을 제외한 4대 은행의 1월 골드바 판매액은 90억4000만원으로, 전달 대비 103.1% 늘었다.
최근 주식과 가상화폐 등으로 대규모 머니무브 현상이 발생한 데는 코로나19로 인한 초저금리 현상이 장기화된 탓이다. 또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좋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와 SNS 등을 통해 투자자 간 정보 비대칭성이 상당 부분 해소된 점도 개인 투자자의 투자를 촉발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미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동결을 결정하는 등 현 금리 수준이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투자 열기가 계속해서 뜨거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종식되지 않은 만큼 현재와 같이 증시 불안과 변동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게임스톱 사례와 같이 공매도에 대한 일반투자자의 반감 역시 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급격히 상승한 주가에 대해 불안을 느끼는 투자자가 늘어나면서 변동성이 커진 것"이라며 "다만, 아직 국내 주식시장은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이기 때문에, 길게 놓고 본다면 올해 주가는 상승하는 방향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탁기자 kbt4@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