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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상승 견딜만해” 증시 찬물 끼얹은 파월

작성자:     작성일시: 작성일2021-03-06 07:55:02    조회: 2,933회    댓글: 0

“금리 상승 견딜만해” 증시 찬물 끼얹은 파월

 

[출처]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1&oid=023&aid=0003599852

 

‘저금리 잔치 끝나나' 공포감 확산

한국 국채금리도 2년만에 2% 돌파

 

파월 의장이 작년 12월 1일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의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는 모습./로이터 연합뉴스

 

“참고 기다리겠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발언이 4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에 찬물을 끼얹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 주최 콘퍼런스에 나와 최근 급등하는 미국 국채 금리에 대해 아직 연준이 개입할 수준은 아니라고 했다. 최근 국채 금리 상승세로 저금리에 기댄 주가 상승 시대가 막을 내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증시에 퍼지는 상황에 파월 의장의 입은 주목을 받았다. 시장은 그가 불안을 잠재워줄 발언을 해주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그는 시장이 기다리던 말을 하지 않았다. “아직은 나서지 않겠다”고 했다. 미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S&P500은 1.3%, 나스닥은 2.1% 내려갔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코로나 확산 직후인 작년 초 연 0.5% 선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빠르게 상승해 연 1.5%를 넘어서면서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상황이다. 국채 금리 상승은 길게 이어져 온 ‘저금리 잔치’가 끝날 수 있다는 강력한 신호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과 가계가 모두 부담이 커진다. 증시엔 악재다.

 

5일 아시아 증시도 대부분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개장 직후 빠르게 하락해 3000선 아래로 떨어졌다가 오후에 반등하면서 0.6% 하락한 3026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의 불안감은 커지는 중이다. 한국 국채 금리도 상승해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2년 만에 연 2%를 돌파했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없다

 

파월 의장은 최근 급등세를 보이는 미국 국채 금리에 대해 “최근 장기 국채 금리 상승 폭은 주목을 끌 만한 수준이었다”고 했다. 여기까지는 투자자들의 예상대로였다. 하지만 ‘그래서 어떤 대응을 하겠다'는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시장이 무질서한 상태가 되거나 금융 시장이 지속적으로 긴축적인 상태를 이어간다면 우려를 할 것”이라고 한 것이 전부다. “연준은 하나의 지표만이 아닌, 금융시장의 전반적인 상황을 주시한다”고 말했다. 국채 금리 급등 하나만 보고 이를 ‘무질서’라고 하는 건 무리라는 의미가 된다. 그는 또 국채 시장 안정을 위해 개입할 시점은 아니라고 했다. 아직은 움직일 생각이 없다고 한 것이다.

 

시장은 이른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돌리기 작전)’를 기대하고 있지만, 그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중앙은행이 단기 국채를 팔고 장기 국채를 사는 방법으로 장기 금리를 낮추는 시장 개입이다. 연준은 금융 위기 이후인 2011년 주택담보대출 등과 많이 연동돼 있는 장기 금리를 낮추기 위해 이 방법을 썼다. 투입하는 돈을 늘리지 않고도 가능한 방법이라 이번에도 연준이 이런 방식을 동원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입을 닫았다.

 

당장 월스트리트저널 콘퍼런스가 온라인에 생중계되는 동안 시장에 실망감이 퍼졌고 미 증시는 하락했다. 패드라익 가비 ING 글로벌 채권 담당 팀장은 파이낸셜타임스에 “파월 의장의 발언은 채권 시장이 무방비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줬다”고 했다.

 

금리 상승 의도적으로 방치?

 

미 국채 금리 상승은 코로나 방어를 위해 막대한 돈이 풀려 있는 상황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1조9000억달러 규모의 추가 부양책을 추진한 것과 관련이 있다. 이를 위한 자금 조달을 위해 미 정부는 국채를 추가 발행할 수밖에 없고 국채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 하락(금리 상승)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 백신의 등장 이후 경기 회복 전망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는 것도 국채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되면 그만큼 국채 금리는 오르게 된다. 파월 의장은 이날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해 “상승 압력은 있지만 일시적이다. 견딜 만하다”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이 증시에 낀 ‘거품’을 자연스럽게 줄게 할 수 있다고 보고 국채 금리 상승을 용인한다고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NH투자증권 신환종 FICC 리서치센터장은 “연준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등 연준이 국채 시장을 안정화할 도구를 많이 가지고 있음에도 아직은 개입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중”이라며 “파월이 국채 금리 상승이 유도하는 주가 하락을 그동안 시장에 낀 ‘거품’을 완화할 기회라 여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sk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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