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거래 모든 과정 전산화로 무차입 공매도 막자”
[출처]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3&oid=005&aid=0001418656
하재우 트루테크놀로지스 대표
사진=박효상 쿠키뉴스 기자
없는 주식을 파는 ‘무차입 공매도’는 수기 거래 방식의 한계점 때문에 발생한다. 이메일과 채팅 등 수기 방식으로 거래를 진행하고 그 내역을 시스템에 입력한다.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종종 실수가 생긴다. 정보화 시대에 믿기 어려울 만큼 비합리적이지만, 오랜 시간 개선되지 않았다. 바로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나선 금융투자 전문가가 있다. 주식 대차거래 계약의 모든 과정을 전산화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트루테크놀로지스(트루테크)’의 하재우(사진) 대표다.
수기 거래 방식 배제해야
하 대표는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무차입 공매도를 막기 위해서는 ‘모든 거래 과정의 전산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공매도 주식을 알아보는 단계부터 협의, 확정, 입력 등 모든 기록이 전산상에 기록돼야 한다. 그래야 사람의 실수로 잘못될 여지를 원천 차단하고 언제든 검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건스탠리에서 10년 이상 공매도 트레이더로 일했던 투자전문가다. 근무 과정에서 수기 거래의 비합리성을 개선할 필요성을 느꼈고, 대차거래 전산화 사업에 뛰어들었다. 트루테크는 전산화 방식의 대차거래계약의 체결 및 저장을 돕는 전자정보처리장치 ‘트루웹’을 국내 최초로 출시했다. 지난해 12월에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 대표는 지난 201팔년 골드만삭스의 156개 종목 무차입 공매도 사태가 수기 방식의 문제점 때문에 벌어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차 협상을 진행한 이후 회사의 주식 대차 시스템에 수기로 입력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
일각에서는 한국 주식시장이 종목별로 수수료율과 유동성 등에 많은 차이가 있어, 전산 시스템을 이용한 대차계약이 어렵다는 의견을 낸다. 수기 방식이 유지되는 이유 중 하나다. 하 대표는 이런 생각이 오해일 뿐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이런 시장일수록 전산화된 방식이 도입되면 무차입공매도, 거래의 지연과 같은 문제점이 사라짐은 물론, 확장 가능한 방식으로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기반이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전산, 수기 방식이 모두 허용되고 있지만, 수기로 하는 방식은 비효율적이고 오류가 많을 뿐 아니라 막대한 기회비용이 발생한다. 모든 시장 참여자가 전산화 서비스에 참여하도록 바꿔나가야 한다”며 “분·초를 다투는 주식시장에서 수많은 차입·대여 요청을 사람이 감당하기에는 벅차다. 수기로 거래하는 기관에게 기존 방식은 큰 기회비용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모든 금융 분야에 고도의 전산화가 이루어지는 대변혁의 시대가 온다. 대차거래의 경우에도 전산화된 방식과 철저한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거래하는 자가 월등히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기관인 예탁결제원에서도 유사한 전산 시스템을 개발했으나 해결할 과제가 많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투자업계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서다. 대차거래의 모든 과정을 전산화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수기로 거래한 결과를 전산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하는 방식이다. 금융당국이 우려를 표한 수기 방식이 유지돼 법 개정 취지에 맞지 않다는 평가다. 이같은 방식으로는 골드만삭스 사례와 같은 무차입 공매도 실수가 되풀이될 수 있다.
외국인이 공매도 거래 60% 이상
또 현재로서는 예탁결제원 시스템에 외국인 참여자의 이용이 불가능하고, 서비스를 이용할 유인도 없다. 외국인의 대차거래는 대체로 국외에서 이루어지고, 국내에는 주문만 넣는 방식이다. 외국인이 굳이 한국 내에서만 이용할 대차 시스템을 별도로 선택할 이유가 없다.
하 대표는 “국내 공매도 거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외국인의 대차거래를 전산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트루테크는 거래 시스템 설계 초기부터 외국인을 포함한 글로벌 참가자들을 염두에 뒀다. 여러 국가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했고, 이미 여러 외국 기관들과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이들이 국내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움 필요한 곳 찾아가겠다”
무차입공매도를 온전히 차단하기 위해 남은 과제는, 최대한 많은 국내외 기관들이 전산화 시스템을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트루테크는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신한금융투자등 국내를 포함, 해외 증권사 3곳과 계약을 맺었고, 활발하게 늘려가고 있다.
하 대표는 무차입 공매도 차단과 대차거래 전산화 시장 발전을 위해 예탁결제원 등 국내 금융 공공기관 및 업계와 적극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그는 “트루테크의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어디든 어떤 방식이든 적극 돕겠다. 언제든 문을 두드려 주길 바란다”며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혁신의 끈을 놓지 않고 협력해나갈 것이다. 공공기관에서도 국내 신산업 발전의 동력이 되는 핀테크 중소기업이 뿌리를 내리고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지영의 쿠키뉴스 기자 ysyu10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