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중간지주사 전환 4~5월 발표…‘분기 배당’ 도입해 개미 달랜다
[출처]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5&oid=366&aid=0000690514
박정호 대표 "지배구조 개편 올해 반드시 실행"
"분기 배당 도입으로 주주가치 높아질 것"
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25일 오전 SK텔레콤 본사 사옥 4층 수펙스홀에서 주주들에게 경영 성과 및 비전을 발표하는 모습.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017670)이 오는 4~5월 중간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한다. 지배구조 개편이 기업가치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회의적인 시선에 SK텔레콤은 ‘분기 배당’을 도입해 소액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25일 오전 서울 을지로 T타워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 여러분께 가장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올해는 반드시 지배구조 개편을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지난해부터 미디어·모빌리티·보안·유통 등 신사업을 기반으로 설정, 지배구조 사전 작업에 착수했다. SK텔레콤을 통신사업회사와 투자·지주회사로 분할한 뒤, 투자·지주회사가 SK브로드밴드·SK하이닉스 등 SK그룹 ICT 계열사들을 아우른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이날 주총에서는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과 관련한 안건이 포함되지 않았지만 주주들의 가장 큰 관심사로 관련 질문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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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지배구조 개편은) 상반기까지도 아니고 아주 조만간 구체화될 것"이라고 했다. 시기를 오는 4~5월쯤으로 사실상 못 박은 것으로, 이르면 다음 달 중 지배구조 개편 일정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동시에 자회사 기업공개(IPO) 계획도 공개했다. 현재 증시 상장이 유력한 SK텔레콤의 자회사는 앱마켓 서비스 회사인 원스토어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웨이브 운영사인 콘텐츠웨이브, 온라인 쇼핑몰 11번가 등이 거론된다. 먼저 원스토어를 시작으로 ADT캡스, 웨이브, 11번가 등에서 상장을 준비 중으로 자회사 상장은 지배구조개편 시기와 맞물려 진행된다.
박 대표는 "자회사뿐 아니라 사업 포트폴리오를 합해보면 충분히 커버하지 못하고 있어 개편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며 "이 부분에 대해 오래전부터 고민했고 올해 실행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도 SK텔레콤의 중간 지주회사 전환을 서두르게 하는 요인이다. 내년부터 신규 지주회사 전환 기업진단이나 지주회사에 편입되는 자회사는 지주사 의무지분율이 자회사 20%, 손자회사 40%에서 각각 30%, 50%로 올라가게 된다.
SK텔레콤 을지로 사옥 전경. /SK텔레콤 제공
이날 SK텔레콤은 ‘중간 배당’을 삭제하고 분기 배당을 신설하는 내용의 정관 일부 변경의 건도 의결했다. 당장 소액주주 처지에서는 중간지주사 전환이 호재가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도 소액주주 입장에서 지배구조 개편이 호재인지 악재인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면 (신사업과 완전히 분리된) 통신사업회사의 기업가치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는 점을 주주들에게 어필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지난 16년간 매년 6월 말께 한 차례 더 중간 배당을 지급했던 기존 방식을 버리고 분기별로 네 차례 배당금을 지급하게 된다. 투자 매력을 끌어올려 기업 가치를 높인다는 것이다. 현금배당액은 지난해 8월 지급된 중간배당금 1000원을 포함한 주당 1만원으로 확정됐다.
박 대표는 "분기 배당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다는 평가가 있고 예측 가능성이 높아져 주주가치가 더 제고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지금보다 배당이 적어진다는 우려는 안 하셔도 된다"고 말했다.
최근 이베이코리아 인수전과 관련해 그는 "우리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전한 이유는 SK텔레콤의 전략적 유동성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라며 "구체적인 전략은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쿠팡이 커머스뿐만 아니라 미디어 영역까지 진입하고 있는 만큼 융합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SK텔레콤은 유영상 이동통신(MNO)사업대표를 사내이사로, 윤영민 고려대 교수를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재선임했다. SKT 이사회는 사내이사 2인, 기타 비상무이사 1인, 사외이사 5인 등 총 8명으로 구성됐다.
[이경탁 기자 kt87@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