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에 ‘뉴 빅4’ 뜬다, 서학개미들 두근두근
[출처]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hm&sid1=105&oid=023&aid=0003628200
40조 몸값 노리는 ‘로빈후드’ 등 대형 스타트업들 줄줄이 상장
올해 상반기 미국 IPO(기업공개) 시장은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올 2월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대표 게임인 로블록스가 상장했고, 4월엔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나스닥에 입성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 7월 19일 기준 올해 미 증시에 상장한 기업들의 가치는 2160억달러(약 250조원)에 달한다. 이는 작년 한 해 IPO 시장 규모(1810억달러)보다 19% 크고, 2000년 이후 최대 규모다. 올 하반기에도 ‘서학 개미’들이 주목하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이 미 나스닥과 뉴욕 증시의 문을 두드린다.
40조원 기업 가치 노리는 로빈후드
대표적인 것이 모바일 주식 거래 앱인 ‘로빈후드’다. 로빈후드는 수수료 없이 모바일에서 빠르고 편하게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스탠퍼드대에 다니던 대학생 바이주 바트와 블래디미르 테네브가 2013년 설립했다. 로빈후드는 작년 코로나 사태가 터지며 급격히 성장했다. 하루 평균 로빈후드 앱을 통한 주식 거래는 430만건이었고, 작년 매출은 고객의 거래 데이터 판매 등 9억5883만달러(약 1조1000억원)에 달했다. 1년 전보다 3.4배 늘어난 수치다. 월 활동 사용자 수(MAU)는 1770만명이다.
로빈후드는 지난 1일 증권거래위원회에 상장 신고서를 제출했다. CNBC는 19일(현지시각) “로빈후드가 상장을 통해 최대 350억달러(약 40조3000억원)의 기업 가치를 노린다”고 보도했다. 작년 9월 기준 로빈후드의 비공개 시장 가치는 117억달러(약 13조4700억원)였다. 로빈후드는 1주당 38~42달러 범위에서 5500만주를 매각할 예정이다. 월스트리트는 로빈후드가 7월 마지막 주 나스닥에 상장할 것으로 본다.
전 세계에서 5억회 다운로드받은 외국어 학습 플랫폼인 ‘듀오링고’도 7월 말 나스닥에 상장한다. 듀오링고는 퀴즈 게임 형태로 외국어를 배우는 앱이다. 아일랜드어와 하와이어 등을 포함해 40개 언어를 배울 수 있다. 학습자가 목표를 설정하면 듀오링고가 학습자의 수준을 평가해 맞춤형 교육 콘텐츠를 제공한다.
듀오링고의 월간 활성 사용자는 4000만명에 이른다. 작년 매출이 1년 전보다 129% 증가한 1억6170만달러(약 1800억원)였다. 듀오링고는 상장을 통해 1주당 85~95달러 범위에서 510만주를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34억1000만달러(약 3조9000억원)의 기업 가치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올해 인스타카트·넥스트도어 등 줄줄이 상장
핀테크 기업인 스트라이프,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에 이어 미국 비상장 유니콘 중 3위를 차지한 온라인 장보기 구매 대행 서비스인 인스타카트도 올해 안에 뉴욕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2012년 미 샌프란시스코에 설립된 인스타카트는 사용자가 앱으로 식료품을 주문하면 ‘쇼퍼(장 보는 사람)’가 대신 장을 봐주고 배달까지 해주는 서비스다. 인스타카트는 코로나 기간에 감염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면서 급성장했다. 작년 한 달에 한 번 이상 인스타카트를 이용한 사람은 960만명에 달한다. 인스타카트의 현재 가치는 390억달러(약 44조9000억원)에 달한다.
인스타카트의 정확한 기업공개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3월 로이터는 “인스타카트가 올해 내 상장을 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인스타카트의 성장세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코로나 사태가 종결되면 인스타카트를 이용할 사람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미 IT 매체 테크크런치는 “인스타카트는 올 하반기 상장한 후 본격적인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당근마켓 같은 지역기반 소셜미디어인 ‘넥스트도어’도 올 하반기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통해 우회 상장한다. 2011년 서비스를 시작한 넥스트도어는 이웃끼리 지역 소식, 생활 정보를 공유하는 앱이다. 미국에서는 3가구 중 1가구가 넥스트도어를 쓴다. 넥스트도어의 작년 매출은 1년 전보다 49% 증가한 1억2300만달러(약 1400억원)다. 순손실은 7500만달러(약 860억원)로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넥스트도어는 상장 절차가 간편하고 속도가 빠른 스팩 상장을 선택했다.
넥스트도어는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이 설립한 스팩 코슬라벤처스어퀴지션과 합병을 통해 올해 안에 나스닥에 상장할 계획이다. 넥스트도어는 이번 합병에서 43억달러(약 4조9500억원) 가치를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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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실리콘밸리=김성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