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맹추격 BYD…13년전 투자한 버핏, 한주도 안팔았다[차이나는 중국]
[출처]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hm&sid1=104&oid=008&aid=0004631493
[편집자주] 차이 나는 중국을 불편부당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BYD의 플래그십 모델 '한' /사진=BYD 홈페이지 갈무리
올해 들어 중국 전기차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7월까지의 판매량이 약 148만대를 기록하며 지난해 전체 판매량(137만대)을 넘었다. 올 한해 240만대를 무난히 돌파할 전망이다.
이처럼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전기차를 대표하는 기업이 바로 BYD다. 지난 11일 BYD 주가는 지난해 3월 기록한 저점 대비 6배 넘게 상승한 294.99위안으로 거래를 마쳤으며 시가총액은 약 8440억 위안(약 148조원)에 달한다.
BYD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2008년 주당 8홍콩달러에 2억2500만주를 매수한 걸로도 유명하다. 버핏의 지분율은 8.25%에 달하며 지금까지 BYD를 한 주도 안 팔았다.
테슬라를 맹추격 중인 BYD
중국 전기차(하이브리드 포함) 시장 1위는 테슬라지만, 최근 BYD의 추격 속도가 부쩍 빨라지고 있다. 또한 BYD는 일찍부터 전기차 생산의 수직계열화를 추진해왔으며 중국 전기차업체 중 유일하게 차량용반도체와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는 기업이다.
지난 6월 중국 전기차 판매순위는 '홍광미니EV'가 2만9143대로 1위를 차지했으며 테슬라의 '모델 3'가 1만6515대로 2위, 역시 테슬라의 '모델 Y'가 1만1623대로 3위를 차지했다. 홍광미니EV는 우리 돈으로 약 500만원에 불과한 저가 전기차로 회사 수익에 대한 기여도는 미미하다.
BYD는 '친 PLUS DM-I'가 4위를 차지하는 등 15위 안에 5개 모델이 진입했다.
6월 판매량은 4만116대에 달했고, 여기에 7월 판매량은 전년동월 대비 263% 증가한 5만57대를 기록하는 등 증가세가 지속됐다. BYD의 플래그십 모델인 '한'은 8522대 팔리며 누적 판매량이 10만대를 돌파하는 등 인기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BYD는 자체 개발한 DM-i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모델을 연이어 출시하면서 판매량이 늘었다. DM-i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연료소비량을 100km당 3.8리터까지 낮추고 주행거리를 최대 1200km까지 늘렸다. 제로백도 내연기관차 대비 2~3초 단축하는 등 BYD의 기술력이 집약된 시스템이다.
BYD의 e-플랫폼 3.0 /사진=BYD 홈페이지 갈무리
또한 BYD는 지난 4월 상하이오토쇼에서 출시한 전기차용 e-플랫폼 3.0에서 개발한 '돌고래', '원 Plus' 모델을 3분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e-플랫폼 3.0에서 개발한 제품들은 높은 가성비로 동일 가격대의 내연기관차 시장을 잠식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조사업체인 EV 세일즈에 따르면 올해 6월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1위는 테슬라(10만9621대)가 차지했다. 판매량이 10만대를 넘은 기업은 테슬라가 유일하다. 테슬라의 상반기 판매량은 38만6080대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15.2%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이은 게 4만729대를 판매한 BYD다. BYD가 공식 발표한 판매량(4만116대)와 다소 차이가 있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BYD의 상반기 판매량은 15만1156대로 4위를 차지했지만, 7월 판매량이 5만대가 넘는 등 증가세가 가파른 점을 고려할 때 폭스바겐도 제칠 전망이다. 또 상하이GM우링은 앞서 언급한 '홍광미니EV'를 생산하는 업체로 마진이 거의 없는 저가 전기차를 판매하기 때문에, BYD가 조만간 실질적인 2위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적과의 동침, 테슬라에 배터리 판매하나?
7월 판매량 급증과 더불어 BYD가 개발한 리튬인산철(LFP) 기반의 블레이드 배터리 테슬라 납품설이 터져나오며 최근 BYD 주가가 들썩였다. 내년 2분기부터 블레이드 배터리를 테슬라에게 납품할 예정이며 이미 C샘플 테스트 단계에 진입했다는 내용이다.
지난 7월말 열린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비중을 장기적으로 약 3분의 2로 올리겠다고 밝힌 게 단초다. 현재 테슬라는 CATL로부터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전량 공급받고 있다.
중국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배터리의 3분의 2에 달하는 물량을 단일업체인 CATL에게 의존하기보다는 복수 공급업체를 선택할 것이며 BYD로부터 납품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블레이드 배터리는 지난해 3월 BYD가 에너지밀도가 낮고 무거운 리튬인산철 배터리의 약점을 개선하기 위해 개발한 제품이다. 배터리를 얇고 길게 만들어 배터리팩에 삽입하는 방법으로 기존의 리튬인산철 배터리보다 배터리팩 공간 활용도를 약 50% 증가시켰다.
게다가 BYD가 개발한 블레이드 배터리는 와트시(Wh)당 단가가 0.42위안으로 CATL의 0.57위안보다 약 26% 저렴하다. BYD는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지만, 정황상 테슬라의 BYD 배터리 구매는 가능성이 크다.
/자료=SNE리서치
만약 테슬라에 블레이드 배터리를 납품하게 되면 BYD의 배터리 시장 점유율도 큰 폭 상승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BYD의 글로벌 전기승용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7.1GWh로 4위를 기록했다. 1~3위는 CATL(28.4GWh), LG에너지솔루션(27.9GWh), 파나소닉(17.1GWh)이 차지했다.
지난해 11월 중국 정부는 '신에너지자동차 산업발전계획(2035)'를 발표하며 2025년까지 신에너지자동차 비중을 20%로 올리겠다고 밝혔는데, 올해 1~7월 신에너지자동차 판매비중이 10.9%를 기록하는 등 성장세가 가파르다. 유럽도 독일, 노르웨이 등 일부 국가에서는 전기차 보조금 등의 영향으로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중국과 유럽이 멀찌감치 앞서 나가자 미국도 뒤질세라 추격에 나섰다. 지난 5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30년까지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비중을 5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미국이 뒤늦게 중국, 유럽 수준으로 목표를 상향한 셈인데,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비중이 약 3%임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목표다.
미래 핵심산업으로 부상중인 전기차 산업. BYD로 대표되는 중국 전기차업체가 얼마나 성장할지, 그리고 BYD가 중국이라는 '큰 우물 안 개구리'에 머물 것인지 아니면 태평양을 넘나드는 '고래'가 될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다.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