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지적에 반등…850원→910원까지 상승
하반기 美·日 금리 격차 해소 가능성도 호재
중장기적 강세 전망…엔화노출형 상품 ‘주목’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와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와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데일리안 = 서진주 기자] 글로벌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미국 대선이 다가오는 가운데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엔저 현상’을 비판하자 엔화 약세가 점차 완화되는 분위기다. 이에 엔화 반등에 대한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6월24일~7월24일) 동안 개인 투자자들은 미국 30년 국채에 투자하며 저평가된 엔화 상승에 베팅할 수 있는 ‘RIS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합성H)’을 12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AC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액티브(H)’에도 59억원에 달하는 개인 순매수가 몰렸다.
이는 피습 사건 이후 당선 가능성을 높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엔화 약세를 문제삼자 엔화 가치가 상승세로 돌아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인터뷰에서 “우리는 심각한 통화 문제를 안고 있다”며 “강 달러와 엔화·위안화 약세는 미국에 매우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슈퍼 엔저’가 지속되면서 100엔당 850원대까지 추락했지만 해당 발언 이후 점차 오름세를 보이며 반등하기 시작했다. 전일 장중에는 911.13원까지 치솟았는데 이는 지난 2월 1일(912.82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엔화 약세 비판 외에도 하반기 미국의 금리 인하와 일본의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엔화 가치 상승을 유도했다. 그동안 엔화 약세가 지속된 최대 원인이 미국과 일본 간 금리 차이였던 만큼 양국의 금리 조정이 이뤄지면 격차가 일부 해소되기 때문이다.
우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오는 9월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오는 9월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96.3%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오는 30~31일 개최하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또 일본 당국은 오는 9월 총리 선거를 앞두고 엔화 약세를 해소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조 단위의 자금을 투입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꾸준히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각종 호재에 힘입어 엔화 강세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면서 미국 금리 인하에 따른 미국 자산 가격 상승과 엔화 강세 사이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엔화노출형 ETF가 주목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윤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낮은 엔화 가치에 문제를 제기하고 일본 재무성이 엔화 추세 전환을 위해 약 5조~6조엔(약 45조3000억~54조37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는 등 직·간접적인 소식이 엔화 움직임에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도 “엔화로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ETF들의 수익률이 올 초에는 마이너스(-)로 지지부진했으나 최근에는 수익률이 점차 반등해 플러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며 “금리 하락으로 인한 채권 투자 이익과 엔화 가치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