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는 추석 연휴도 못 쉰다? "기다림도 좋은 전략"
[출처]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hm&sid1=101&oid=008&aid=0004647206
추석 연휴를 맞은 국내 증시가 잠시 쉬어가지만 투자 열기는 이어진다. 지난해부터 이른바 '서학개미' 규모가 크게 늘어난 이후 해외 투자 열풍이 식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번 연휴기간 미국 증시는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등 주요 이벤트를 앞두고 있어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연휴 전후로 당분간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약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는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휴장한다. 하지만 서학개미의 관심이 집중된 미국을 비롯해 주요국 증시는 정상 운영한다. 이번 연휴에는 FOMC 회의(현지시간 21~22일) 등 글로벌 증시를 움직일 수 있는 이슈가 많아 투자자들도 긴장을 풀 수 없을 전망이다.
특히 이번 FOMC에서는 델타 변이 진정과 고용 회복을 전제로 한 테이퍼링 발언이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만큼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델타 변이가 고점을 확인한 뒤 진정되고 있지만 경제지표 개선은 충분히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연준은 9월 FOMC보다는 경제지표 개선을 확인한 이후인 11월 FOMC에서 테이퍼링을 공식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 예상과 달리 매파적인 결과가 도출될 가능성도 주목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문 연구원은 "연내 테이퍼링을 위해서는 9월 FOMC를 통해 안내 정도는 해줘야 연준이 시장 소통에 낙제점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흑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8월 고용지표 부진은 일회성 결과라는 점에서 정책 결정에 미치는 변별력이 작고 9월 지표는 코로나19 확산 진정과 추가 실업수당 지급 종료 등의 영향으로 오히려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9월 FOMC에서 공개되는 점도표의 변화 여부도 주목할 만한 변수다. 앞서 6월 FOMC에서는 첫 금리인상 시점을 기존 2024년에서 2023년으로 앞당겼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FOMC에서 2023년말 금리 인상에 중간값이 찍혔지만 수가 적어 아직 FOMC 내에서 컨센서스로 형성되지 않았다"며 "만약 9월 FOMC에서 2023년말 금리 인상에 표를 던진 사람이 많아질 경우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2023년으로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서학개미들의 투자 양상도 기존과 크게 달라졌다.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한 빅테크 기업과 안정적인 지수형 ETF 투자를 대거 늘린 것이다.
이달 들어 알파벳(9751만달러·1위), 마이크로소프트(6627만달러·3위), 애플(5592만달러·5위) 등이 순매수 상위권에 올랐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S&P500,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ETF도 각각 3위와 7위를 차지했다. 올 설 연휴를 뜨겁게 달궜던 테슬라, 아크이노베이션 ETF 등은 순위권 밖으로 밀렸다.
이는 테이퍼링 이슈를 앞두고 증시 조정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몰린 영향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9월 이후 이들의 방향성을 두고도 국내·외 증권가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올해 말 목표치를 4250으로 낮췄고, 모건스탠리 역시 지금보다 10~15% 정도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JP모건은 올해 말 S&P500 목표치를 4700까지 올렸다.
특히 이번 달 말까지 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변수가 많다는 점에서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FOMC 회의뿐 아니라 미국 인프라 투자 법안 하원 통과, 연준 의장 지명 등 변수도 파급력이 작지 않다.
문남중 연구원은 "9월 말까지 경계감을 높이는 변수들이 대기 중이라는 점에서 조급하게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며 "남은 2주 동안 증시는 위험회피 성향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 기다림의 미학이 훌륭한 전략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별다른 조정 없이 놀라운 랠리를 구가했다는 점에서 시장 참여자들의 막연한 불안감이 더해지고 있다"며 "미국 증시에 갖는 낙관론과는 별개로 가격 부담 속에 대두된 단기적인 불확실성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분명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상 기자 (vide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