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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풀기' 멈추고 '돈줄 죄기'… 美 연준 "11월 말 테이퍼링"

작성자:     작성일시: 작성일2021-11-05 08:29:52    조회: 2,027회    댓글: 0

'돈 풀기' 멈추고 '돈줄 죄기'… 美 연준 "11월 말 테이퍼링"

 

[출처]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hm&sid1=101&oid=022&aid=0003635175

 

인플레 압박에 “11월 말 테이퍼링”

11·12월 150억弗씩 채권매입 축소

금리 동결에 美 증시 ‘신기록 랠리’

정부 “금융시장 불안 땐 신속 대응”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개시 방침을 발표한 3일(현지시간) 뉴욕 증권거래소에 설치된 텔레비전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화면 속 인물)의 테이퍼링 관련 발표 장면을 전하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일(현지시간) 이달 말부터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대유행 후 시작한 ‘돈 풀기’ 정책을 멈추고 20개월 만에 정상적 통화정책으로 전환한다는 의미다. 정부는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하면서도,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들어 필요할 경우 즉시 시장 안정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지난해 12월 이후 연준의 목표를 향한 경제의 상당한 진전을 고려할 때 월간 순자산 매입을 국채 100억달러, 주택저당증권(MBS) 50억달러씩 줄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연준의 정책 변경은 경제 회복과 공급망 문제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연준은 기준금리를 현행 0.00∼0.25%로 동결해 지난해 3월 이후 20개월째 제로 수준을 유지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인상을 위해서는 별도의 한층 엄격한 조건이 만족돼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청사. EPA연합뉴스

지난달부터 테이퍼링이 예고되고 또 제로 금리가 유지되면서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4.95포인트(0.29%)나 올라 역대 최고인 3만6157.5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과 나스닥 지수도 나란히 대폭 상승하며 4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 기록을 동반 경신했다.

 

미국의 테이퍼링에 대해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4일 “국제금융시장에서 큰 무리 없이 소화되며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미 연준을 비롯해 정책 기조를 정상화 단계로 전환하는 국가들이 점차 늘어나는 가운데 중국 헝다그룹, 미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협상 등과 같은 리스크 요인들이 중첩될 경우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할 경우 금융시장의 불안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며 “앞으로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며 필요하면 신속히 시장 안정에 나설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美서 막 오른 ‘긴축의 시간’… 가계·中企 이자부담 커진다

 

‘긴축의 시간’이 시작됐다. 중앙은행이 직접 돈을 풀어 경기를 살리는 양적완화의 시대가 저문다는 뜻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돌입하기로 하면서 유럽이 조만간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내년 초에도 추가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미 연준의 테이퍼링이 예상됐던 만큼 당장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시중 금리가 서서히 오르며 향후 가계·기업의 빚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달러 강세로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자본이 점차 빠져나갈 가능성도 커졌다.

 

◆조기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압력이 변수

 

미 연준이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3일(현지시간) 테이퍼링의 11월 시작을 선언한 것은 예상보다 빠른 미 경제 회복과 그 과정에서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연준이 주로 참고하는 대표적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지난 9월 전년 동월 대비 4.4% 올라 30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것이 대표적이다.

 

연준은 이날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기존 입장에서 한발 후퇴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요인들을 주로 반영해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 9월 FOMC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이 ‘일시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표현한 것과 비교하면 인플레이션의 지속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공급망 차질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고 물가 상승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다만 “시기가 불확실하기는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2분기나 3분기에는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금리 인상 논의는 없었다며 선을 긋고 인플레이션이 진정될 것이라며 시장을 안심시켰지만, 내년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금리 인상은 경제 상황에 달려 있다. 우리는 인내심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만약 대응이 필요하다면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금융권과 우리 정부, 한은은 연준의 이번 조치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이를 반영하듯 미국 증시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국내 증시도 오름세로 돌아섰다. 다만 시장은 파월 의장이 금리 인상에 대한 즉답을 피한 점에 주목했다.

 

이를 놓고 글로벌 투자은행인 UBS는 “조기 금리 인상을 위한 테이퍼링 속도 상향 조정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2022년 중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씨티그룹은 미국의 첫 번째 금리 인상 시기 전망을 내년 12월에서 6월로 변경했다. 심지어 내년 9월과 12월에도 추가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봤다. 국내 금융권은 내년 연말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했다.

 

◆국내 금리 인상 수순… 이자 부담 증가 우려

 

오는 25일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는 기준금리의 0.25%포인트 인상이 확실시 된다. 이렇게 되면 금리는 1%로 오른다.

 

관심은 이제 내년에 쏠린다. 한은 안팎에서는 물가 흐름과 미국의 긴축에 대응해 연초 0.25%포인트 추가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미 금융당국의 대출규제와 맞물려 시중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보다 0.5%포인트 기준금리가 상승하면, 가계와 중소기업 등의 이자 부담은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증권가는 FOMC 회의 결과의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테이퍼링에도 불구하고 경제를 강하게 지원할 것이며, 현재는 금리 인상을 판단할 시점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며 “금리 인상을 인내할 것이란 연준의 비둘기파적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기의 차이일 뿐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 압력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향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본이 유출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특히 연준이 내년 금리 인상 시기를 국내 금융권의 예상보다 앞당길 경우 증시에 작지 않은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 인상은 경제성장률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분석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천소라 경제전망실 모형총괄은 이날 ‘민간부채 국면별 금리 인상의 거시경제적 영향’ 보고서를 통해 지금과 같은 고부채 국면에서는 기준금리가 25bp(베이시스포인트·1bp=0.01%포인트) 인상되면 경제성장률이 세 분기에 걸쳐 최대 0.15%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세종=안용성 기자, 엄형준, 남정훈, 우상규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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