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급행열차' 탄 엔씨소프트…어닝쇼크에도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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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내년 블록체인 게임 출시…'리니지W' 역대 최고 흥행]
/그래픽=김지영 디자인 기자
엔씨소프트가 올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음에도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했다. 최근 떠오르고 있는 블록체인 게임을 내년에 출시하고 '플레이투언'(Play to Earn·P2E) 영역에도 도전장을 내겠다고 밝히자, 실적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더불어 지난 4일 12개국에 동시 출시한 '리니지W'가 역대급 흥행가도를 달리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11일 엔씨소프트는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5006억원, 영업이익은 56% 줄어든 963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증권가 예상치를 각각 11%, 24% 밑도는 수치다. 올 초만 해도 엔씨소프트가 연매출 3조원 클럽에 가입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나왔지만, 이 추세대로라면 2조원도 턱걸이할 전망이다.
기대 이하의 성적에도 주가는 급등했다. 장 초반 60만원을 밑돌았던 주가는 78만6000원으로 치솟아 상한가를 기록했다.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70만원대로 올라선 건 지난 8월26일 '블레이드&소울2' 출시일 이후 처음이다. 엔씨소프트의 대표작인 '리니지M'의 인기가 주춤한 가운데, 블소2까지 초반 흥행에 실패하면서 주가가 악화일로를 걸었다.
리니지, 돈 쓰는 게임→돈 버는 게임 되나…코인 발행 가능성
엔씨소프트는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중 NFT(대체불가토큰)과 블록체인을 적용한 게임을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최근 해외 게임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P2E 게임까지 검토 중이다. 돈을 써야만 유리한 '페이투윈'(Pay to win) 게임 대표주자인 리니지가 돈 버는 게임으로 전환할 가능성을 내비친 셈이다. 이미 관련 태스크포스(TF)도 구성했다.
이날 홍원준 엔씨소프트 CFO(최고재무책임자)는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는 NFT 적용하기 가장 적합한 장르"라며 "게임플랫폼 '퍼플'도 NFT와 블록체인을 결합한 글로벌 게임&커뮤니티 플랫폼으로 진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P2E 게임을 위한 기술적 준비는 끝났다"라며 "자체 코인 발행도 기술적 검토는 완료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블록체인 게임이 넘어야 할 산도 많다. 국내에선 블록체인 게임의 환금성이 사행행위를 조장한다며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부분의 게임사가 해외에서만 블록체인 게임을 운영 중인데, 엔씨소프트 게임은 국내 이용자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다. 자칫 해외 이용자에게만 혜택을 몰아준다며 국내 이용자가 반발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홍 CFO는 "P2E 게임은 향후 제기될 수 있는 위험과 비판요소가 있어, 위험요소를 어떻게 관리하면서 설계할지 논의 중"이라며 "기술적 준비는 끝났지만 이용자 입장에서 어떤 가치를 줄 수 있을지 고민하며 의사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니지W' 역대급 흥행…"일주일만에 매출 1000억"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가 4년을 공들인 리니지W 흥행도 예사롭지 않다. 지난 일주일간 리니지W의 글로벌 일 평균 매출은 120억원으로, 리니지 IP(지식재산권) 중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조만간 누적 매출도 1000억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전날엔 글로벌 동시접속자수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버 수도 108개에서 132개로 늘었으며 조만간 12개를 더 확장할 예정이다.
홍 CFO는 "리니지W는 폭발적인 매출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며 "한국·대만·홍콩에서 매출 1위에 올랐고, 이용자 지표 역시 역대 게임 중 가장 높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엔씨소프트는 내년 상반기에 리니지W를 북미·유럽에 출시할 예정이다. 다만 페이투윈 게임에 친숙하지 않은 서구 이용자들이 한국식 MMORPG에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이에 홍 CFO는 "현지 이용자들의 특성을 고려해 콘텐츠뿐 아니라 플랫폼, 수익모델(BM)까지 변화를 심각하게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내년부터 엔씨소프트는 글로벌 게임사로 본격 도약할 전망이다. 리니지W뿐 아니라 모든 신규 IP(지식재산권)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성장이 정체된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성장을 모색한다는 것이다. 또 PC·모바일을 넘어 콘솔로 플랫폼을 다변화하고 장르도 MMORPG 이외 분야로 다각화한다.
M&A(인수·합병)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지난달 새로 선임된 홍 CFO는 UBS증권(한국) IB부문 대표 출신으로 M&A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홍 CFO는 "글로벌 게임사뿐 아니라 IP와 콘텐츠 분야 M&A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라며 "새로운 이용자와 수익모델(BM)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인수뿐 아니라 지분 투자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혜 기자 (yoonjie@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