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 유동성 장세 끝?…파월의 입에 모아진 시선
[출처]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hm&sid1=101&oid=009&aid=0004872113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AP = 연합뉴스]
오랜 기간 글로벌 증시의 불확실성 요인이었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계획이 내주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테이퍼링은 유동성 장세의 끝이 시작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 이슈가 이미 증시에 충분히 반영돼있어 연준의 발표가 시장의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증시에는 오히려 득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증시는 어닝 시즌 후반전에 돌입한다. 반도체, 자동차, 금융 등 전통 산업들은 이미 실적 발표를 마친 가운데 카카오, 하이브 등 IT, 게임, 미디어 기업들이 3분기 성적표를 내놓는다. 또 1일부터 시행되는 위드 코로나도 최근 주춤한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 '끝의 시작' FOMC 테이퍼링 발표 예상…시기와 속도가 관건
글로벌 증시의 시선은 내달 2~3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1월 정례회의로 모아진다. 한국 시간으로는 4일 새벽 회의 결과를 알 수 있게 된다. 이번 FOMC에서 연준은 테이퍼링 착수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연준은 매달 120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매입하고 있다. 이 규모를 점차 줄여나가겠다는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테이퍼링에 대해서는 이미 시장에 충분한 신호가 있었다.
지난 14일 공개된 9월 FOMC 정례회의 회의록에서 연준은 "연준 인사들은 다음 회의(11월 FOMC 정례회의)때 테이퍼링 결정이 내려지면 11월 중순 또는 12월 중순부터 자산매입 축소가 시작될 수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또 9월 FOMC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테이퍼링에 대해 "이 과정은 빠르면 11월에 시작될 것이며 2022년 중반 쯤에 끝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포인트는 테이퍼링이 언제부터, 어느 정도의 속도로 진행되느냐 하는 점이다. 양적완화 종료 이후 연준이 본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기 때문에 테이퍼링 착수 시기와 속도는 금리 인상 시점을 점쳐볼 수 있는 중요한 힌트다. 시장에서는 대체로 11월부터 채권 매입 규모를 매달 150억달러 가량 줄여나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내년 하반기쯤에 양적완화가 완전히 종료될 것이란 예상이다. 최근에는 코로나 확산과 경기 둔화 가능성 탓에 내년 초로 테이퍼링을 미룰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11월 FOMC에서 테이퍼링을 공식 선언하더라도 시장 컨센서스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금융시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파월 연준 의장은 테이퍼링 선언과 함께 금융시장에서 높아질 수 있는 조기 긴축 부담을 낮추기 위해 비둘기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이어갈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최근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테이퍼링과 정책금리 인상은 별개라는 금리 인상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는 정도의 발언을 내놓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반환점 돈 실적 시즌…위드 코로나도 본격 시행
국내 증시에서 3분기 실적 시즌이 중반전을 넘어서고 있다. 다음주에는 SKC(1일), 삼성SDI·카카오뱅크(2일), 한화·카카오게임즈(3일), 카카오·하이브·CJ ENM(4일), 롯데케미칼(5일) 등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있다.
현재까지 어닝 시즌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유안타증권 집계에 따르면 투자대상 종목군 200개 가운데 현재 66개의 종목이 실적을 발표했다. 시총 기준으로는 68.8%의 기업이 실적 발표를 마쳤다. 200개 종목 기준 3분기 이익은 61조원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사상 최대치였던 지난 2분기 53조5000억원을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이미 발표된 66개 종목의 이익만으로도 42조7000억원이 달성됐다. 사상 최대 이익 달성 전망에는 큰 변화가 없다.
문제는 시장의 기대치가 이미 높아져있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실적을 발표한 66개 종목 가운데 전망치를 웃돈 기업이 31개로, 어닝 서프라이즈 비율은 47.0%다. 66개 종목의 전망치 달성률은 97.7%로 전망치를 소폭 하회하고 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이 전망치를 하회하게 된다면 미래 전망치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라며 "최근 3주간 올해 이익 전망치는 6조1000억원, 내년 전망치는 10조3000억원 하향 조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주가 지나면 업종 대표주의 실적발표가 대부분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이는데, 실적 결과에 따른 전망치 변화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위드 코로나 시행이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29일 정부는 내달 1일부터 4주간 새로운 방역체계인 '단계적 일상 회복' 1단계가 시행된다. 유흥시설을 제외한 모든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제한이 해제돼 24시간 영업이 가능해지고 사적모임은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수도권 10명, 비수도권 12명까지 허용된다.
10월 한국 소비심리지수는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지난달 대비 3.0포인트 상승한 106.8을 기록했다. 두 달 연속 상승세다. 특히 여행비에 대한 지출전망이 전월 대비 9포인트 상승하면서 구성항목 중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이미 국내 증시에서 엔터, 미디어 업종을 중심으로 위드 코로나 수혜주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내수 경기를 부양하려는 방역 체계 전환 목적을 고려할 때 위드코로나가 본격화되면서 소비 심리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외식, 숙박, 문화 등 코로나 피해 업종을 중심으로 회복이 전망된다"고 예상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kdk@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