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모범생 신한銀, 집단대출 도와주다 증가율 급증 '난감'
[출처]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hm&sid1=101&oid=421&aid=0005792285
한달여만에 4.37%→7.04%…타행 집단대출 대신 내주면서 크게 늘어
5대은행, 전세대출 빼면 대부분 정부 권고치 5~6%내 마무리할듯
서울의 한 은행 대출창구 모습.©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5대 은행 중 올해 가계대출 관리가 가장 양호해 모범생으로 꼽히던 신한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이 최근 크게 상승해 정부 권고치(연 5~6%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은 대출 여력이 부족한 은행들의 집단대출(잔금대출)을 지원하는 흑기사 역할을 도맡으면서 대출이 단기간에 급증했다.
반면 상반기 가계대출 수요가 쏠려 한시적으로 대출을 중단했던 NH농협은행은 각고의 노력 끝에 대출 증가율을 6% 초반까지 낮췄다. 연말까지 보수적인 관리를 하면 금융당국의 권고치 달성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이달 15일 기준 138조여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7.04% 늘면서 대출 증가율이 정부 권고치(연 5~6%대)를 초과했다.
신한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최근 1~2개월 새 급격히 늘었다. 10월말까지만 해도 4.37%로 5대 은행 중 가장 낮았으나, 지난달 말 6. 30%로 오른 뒤 급기야 이달 7%를 넘어서며 5대 은행 중 가장 높아졌다.
신한은행의 가계대출이 급증한 것은 타행의 잔금대출 수요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관리 규제로 하반기에 농협은행 등의 대출 여력이 바닥나자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던 신한은행이 지난달부터 실수요 잔금대출을 대신 지원하게 됐다.
신한은행은 또 금융당국이 실수요 보호를 위해 4분기(10~12월) 신규 전세대출을 가계대출 총량규제에서 제외한다고 하자 전세대출을 늘려 서민 지원을 확대했다. 다행히 현재 신한은행 가계대출 잔액에서 4분기 전세대출을 뺄 경우, 대출 증가율은 정부 권고치 아래로 내려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시장 안정을 위해 가계대출 중단없이 유지하다보니 증가율이 늘었지만 당국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있다"며 "연말까지 중단없이 자금 공급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신한은행이 타행의 사업성 낮은 현장까지 떠안으면서 대출이 늘어난 만큼, 사정을 감안해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정부 권고치보다 낮게 관리한 금융사에 내년엔 더 많은 한도를 부여하는 인센티브를 줄 계획이다.
그러나 신한은행이 잔금대출 지원을 통해서도 이익을 거뒀기 때문에 타행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별도의 인센티브가 부여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에 가계대출 수요가 쏠려 대출을 중단했던 농협은행은 수요 억제를 통해 정부 권고치에 근접하게 대출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지난달 말 7.05%에서 이달 6.56%로 줄었다. 4분기 전세대출을 제외하면 6% 초반까지 떨어진다.
농협은행은 지난 7월 가계대출 증가율이 8%대까지 치솟자 8월24일부터 신규 가계 부동산담보대출 취급을 전면 중단하는 등 잔액 증가율을 정부 권고치인 5~6%대로 낮추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농협은행은 최근 가계대출이 어느 정도 안정 범위에 들어서자 이달 1일부터 무주택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재개했다.
우리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6.01%, KB국민은행은 5.32%, 하나은행은 4.20%를 기록 중이다. 모두 4분기 신규 전세대출을 제외하면 5% 아래로 내려가 정부 권고치인 5~6%대 이내에서 관리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들이 그동안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노력했고 전세대출도 총량규제에서 빠지면서 대형 은행 대부분 가계대출 증가율이 안정 범위에서 관리되고 있다"며 "얼마 남지 않은 연말까지 관리를 잘한다면 대부분이 정부 권고치 내에서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종환 기자(jhku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