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재테크] ‘하늘의 별따기’ 청약 대신 ‘줍줍’ 해볼까

[출처]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hm&sid1=101&oid=277&aid=0005063196

계약포기·당첨 부적격자 생기면 무순위 청약 ‘줍줍’

조합원 물량 누락된 보류지 입찰도 틈새시장 각광

청약통장 관계없이 누구나 가능

실거주 의무 없어 갭투자 수요도

서울 일대 아파트 전경(사진=연합뉴스)

3기 신도시 등 수도권 사전청약이 본격화됐지만 아파트값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내집마련’을 꿈꾸는 실수요층의 불안감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특히 서울과 경기도 주요 지역에는 새로 공급되는 신규물량도 가뭄인데다 당첨 가점도 높아지면서 문턱은 더욱 높아져 간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청약통장이 필요없는 ‘줍줍’이나 무순위 청약 등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일반 청약 대신 ‘줍줍’으로 시세차익 노려= 일명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은 틈새시장으로 꼽힌다. 무순위 청약은 분양 계약 포기자나 청약 당첨 부적격자가 발생한 경우 무작위 추첨을 통해 당첨자를 뽑는 것을 말한다. 청약통장 보유에 관계없이 19세 이상의 무주택 세대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청약할 수 있다. 특히 사업주체가 임의로 분양가를 높일 수 없고 지자체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탓에 현재 매매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기존 분양가로 공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자금여력이 있는 수요층들은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알짜단지들을 중심으로 무순위 청약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 17일에는 5년 전 분양가로 공급돼 청약 당첨 시 9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이 기대돼 ‘로또’ 아파트로 불린 서울시 강동구 상일동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 2가구 청약에 총 17만여명이 몰리며 8만4322대 1이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이 단지는 2019년 12월 준공 후 입주를 마쳤으나 공급 질서 교란 등으로 계약이 취소된 2채에 대해 무순위 청약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무순위 청약에 나섰던 세종시 도담동 ‘도램마을13단지 중흥S클래스그린카운티’도 70가구 공급에 총 9만명이 몰렸다. 8년 전 가격에 분양돼 청약 당첨 시 3억원 이상의 시세 차익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자 인파가 몰린 것이다. 이 단지는 2014년 공공건설임대주택으로 지어진 단지로 임대 의무 기간을 채운 후 기존 임차인들에게 우선 분양하고 남은 물량 70가구를 이번에 재분양했다.

◆보류지 입찰로 청약통장 없이도 신축 매입= 보류지 매각에 응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보류지는 정비사업을 통해 분양한 사업지에서 착오로 조합원 물량이 누락되는 경우 등을 위해 가구 중 일부를 분양하지 않고 남겨두는 물량을 말한다. 이는 조합 의무사항이며 전체 가구 수의 최대 1%까지 보류지로 남겨놓을 수 있다. 조합은 일반분양에 앞서 보통 10~20가구 정도를 보류지 물량으로 빼놓는다.

보류지는 완공을 몇 개월 앞둔 시점에 조합의 재량으로 일반인들에게 입찰방식을 통해 판매한다. 조합 측이 제시한 최저입찰가를 기준으로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하면 낙찰을 받을 수 있다. 입주에 가까워진 시점이기 때문에 분양가가 아닌 시세를 기준으로 가격이 측정돼 매각된다. 보류지 입찰은 청약통장이 없어도 만 19세 이상 국민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보류지 입찰은 미리 동, 호수를 알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조합원 분양이나 일반분양과 달리 추첨을 거치지 않고 마음에 드는 평형·동·호수를 지정해 입찰할 수 있다. 특히 보류지는 조합원 물량 중에서 일부를 빼놓은 것이기 때문에 층·향이 좋은 아파트인 경우가 많다. 여기에 발코니 무상 확장이나 고급 마감재 적용 등 조합원 가구에만 적용되는 서비스도 그대로 누릴 수 있고 전매제한에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묶여도 갭투자 ‘OK’= 최근에는 강남권을 중심으로 보류지 입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부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강남 일대 지역은 2년 실거주 의무 요건 탓에 임대차를 줄 수 없다. 하지만 보류지에는 적용되지 않아 전세를 줄 수 있다보니 갭투자를 노리는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4일 서초구 반포동 ‘디에이치 반포 라클라스’는 보류지 처분을 마무리했다. 전용 59㎡ 1가구와 전용 84㎡ 3가구 등 4가구로 각각 27억원, 33억원에 선착순 계약을 거쳐 매각됐다. 이 단지는 지난해 세 차례 유찰됐지만 최근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외에도 강남구 삼성동 ‘래미안 라클래시’도 보류지 6가구에 대한 매각 입찰 공고를 내며 5가구 처분에 성공했다.

서울에서 공급되는 보류지 매각 정보를 알아볼 수 있는 대표적인 경로는 재개발·재건축 ‘클린업시스템’ 홈페이지다. 해당 조합은 의무적으로 해당 사이트에 입찰 공고를 내야하기 때문이다. 또한 관심 있는 단지 홈페이지에서 정기적으로 확인하거나, 조합 사무실에 직접 문의하는 것도 방법이다. 종종 신문에 나오는 매각 공고를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

류태민(righ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