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물간 PC회사 HP… 버핏이 투자한 까닭
[출처]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hm&sid1=105&oid=023&aid=0003684088
저평가株 사들여 최대주주로
워런 버핏. /조선DB
세계적 투자자 워런 버핏이 PC·프린터 제조 및 IT 컨설팅 기업인 HP(휼렛 패커드) 주식을 대거 사들여 최대 주주에 올랐다.
7일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는 HP 주식의 11.4%인 1억210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분 매입에 42억달러(약 5조1400억원)를 투자했다. 버핏의 투자 소식이 전해지자 HP 주가는 14.7% 급등했다.
테크 업계와 미 증권가에서는 버핏의 HP 투자를 이례적으로 본다. 버핏은 2016년 애플 주식을 사들인 것을 제외하면 테크 기업 주식 투자를 거의 하지 않았다. 그는 2011년 IBM 주식을 107억달러(약 13조원)어치 매수했다가 큰 손해를 보기도 했다.
HP는 한때 PC 시장을 장악했지만, 지금은 애플·구글에 뒤처진 ‘IT 2군 기업’으로 인식된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엔 재택근무로 HP의 컴퓨터·프린트 매출이 늘었지만, 최근엔 이 수요도 둔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버핏이 HP 주식을 산 것은 최근 금리 인상 등으로 HP 주가가 많이 내려갔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HP는 주가수익비율(PER·기업의 수익 대비 주가 비율)이 전날까지만 해도 S&P500 기업 평균의 3분의 1 수준인 6.4배에 불과해 저평가 기업에 투자하는 버핏의 성향과도 맞아떨어진다”고 보도했다. HP가 공격적으로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배당을 많이 하는 것도 버핏이 투자에 나선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리콘밸리=김성민 특파원 dori2381@chosun.com